세는나이 마흔을 맞이한 1987년생이자 스무 살부터 자취 중인 미혼 남성인 동시에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산업부의 유통팀 소속 기자의 최근 영수증을 통해 트렌드를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달리기를 꾸준히 한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약 3년간, 2020년부터 지금까지 7년째. 20대 중반이던 대학 졸업반, 취준생, 신입사원 시절에는 한 시간에 12㎞씩 주5회 정도를 뛰었는데 서른이 넘어서 다시 시작하니 그때만큼은 버겁고 30분에 6㎞씩 주4회 이상을 뛰려고 노력한다.
지난해부터는 마라톤 대회도 종종 출전하고 있다. 5㎞ 코스는 아쉽고, 하프코스는 두려워서 10㎞ 코스로만 5개 대회를 뛰었다. 그러다 최근 충동적으로 오는 10월 대회 하프코스 신청을 했다. 그 대회에 나선다는 지인이 자신도 그동안 10㎞만 뛰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을 하겠다고 해서 그 기세에 휘말렸다.
20대에는 종종 20㎞씩 뛴 적이 있었지만 최근 10년 이내로는 10㎞ 이상을 달린 경우도 손에 꼽아서 걱정이 크다. 동시에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니 이왕 신청을 한 김에 최초 하프코스 ‘공식 기록’을 남겨보리라는 각오도 생겼다.
마라톤 대회의 코스를 축구리그에 비교하면 풀코스는 1부, 하프코스는 2부, 10㎞는 3부, 5㎞는 4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3부리거고, 두 달 뒤 하프코스 도전은 2부리그 승격 결정전인 셈. 그렇게 생각하니 반드시 완주에 성공을 해서 2부리거가 되고 싶어졌다.
수년째 신은 3만원대의 러닝화를 좀 더 좋은 걸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도 그래서 생겼다. 풀코스 첫 도전에 서브4를 달성한 ‘1부리거’ 지인에게 러닝화 추천을 부탁했고 며칠 전 나이키의 러닝화 중 40% 할인가에 구매 가능하다는 제품을 소개받았다. ‘보메로18’였다.
제품 상세설명을 보니 ‘리액트X 폼’ 위에 가벼운 ‘줌X 폼’을 더한 이중 밀도 중창이라 나이키 제품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쿠셔닝이 탁월하다고 한다. 또한 갑피는 엔지니어드 메시로 제작돼 부드러운 착용감과 통기성을 제공한다고. 사실 이런 설명을 봐도 얼마나 좋은 건지 실감되지는 않았고 다만 지인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결제를 했다.
나이키가 어떤 브랜드인가. 학창시절 아디다스와 더불어 남자 중·고등학생들의 투톱 로망 브랜드 아니던가. 고가인데다 주변 친구들에 비교해 신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편이라 실제 구매로 이어진 적은 없지만 특유의 스우시(Swoosh) 로고가 주는 남다른 상징성은 언제고 가슴 한 켠에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배송된 나이키 택배 박스와 제품 박스만 봐도 두근거렸다. 생애 첫 나이키 언박싱. 스우시 마크가 새겨진 러닝화를 꺼내 신고 곧장 헬스장(피트니스센터)으로 향해 러닝머신(트레드밀)을 달렸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발이 가볍고 다리도 덜 힘들었다. 동요의 가사처럼 머리가 하늘까지 닿을 것만 같았다.
예정된 마라톤 대회는 10월 4일로, 딱 두 달이 남았다. 나이키 러닝화를 신고 열심히 훈련해서 달리기 2부리그 승격전에서 반드시 승리(완주)하리라.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