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고추 버거, 추황배 에이드, 의성마늘 햄… 식음료 업계 ‘로코노미’ 열풍

조규일 진주시장(왼쪽 첫 번째)이 최근 맥도날드 진주 가좌점을 방문해 진주 고추를 활용한 메뉴를 맛보고 있다. 진주시 제공
조규일 진주시장(왼쪽 첫 번째)이 최근 맥도날드 진주 가좌점을 방문해 진주 고추를 활용한 메뉴를 맛보고 있다. 진주시 제공

 

 최근 식음료 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는 ‘로코노미(Loconomy)’다.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가 인기를 끌면서 그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은 신제품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협업 농가는 신규 수입을 창출하며 각 지자체는 홍보 효과를 얻는 1석 3조의 트렌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10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경남 진주시의 고추를 활용한 메뉴 4종(진주 고추 크림치즈 비프·치킨버거·머핀·매콤 소스)을 내놨다. 2024년 7월 이후 2년 만의 재출시다. 세트를 구매하면 진주시의 캐릭터 ‘하모’가 그려진 한정판 부채를 선착순 증정한다.

 

 맥도날드 측은 “2년 전 진주 지역 농가로부터 약 10t의 고추를 수매하며 지역 상생의 의미를 더했던 메뉴로 당시 한국인이 선호하는 깔끔한 매운맛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며 “이후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이 있었다”고 재출시 배경을 전했다.

 

 이 회사는 진주 고추 외에도 경남 창녕군의 마늘, 전남 보성군의 녹돈(녹차발효 사료를 먹이며 키운 돼지), 전남 진도군의 대파, 전북 익산시의 고구마, 충북 충주시의 찰옥수수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출시·판매했다. 이들 한국의 맛 메뉴의 누적 판매량은 3000만 개를 돌파했으며, 수급한 농산물 규모는 1000t을 넘어섰다.

 

 아울러 임팩트 측정 기관 트리플라잇에 따르면 2021~2024년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창출한 사회·경제적 가치는 총 617억원에 이른다.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약 567억원), 농가 실질 소득 증가(44억9000만원), 농산물 폐기 비용 절감 효과(4억6000만원) 등의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냈다.

 

 한국맥도날드가 ‘5극 3특’을 앞세워 지방 성장을 꾀하는 현 정부와도 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행정안전부 및 지자체(진주·충주·창녕·강원 홍천군)와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행안부는 각 지역 특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글로벌 대기업과 지자체 간의 지속 가능한 상생 발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모델들이 세븐셀렉트 지역상생 음료 3종을 소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모델들이 세븐셀렉트 지역상생 음료 3종을 소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도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지역 상생 에이드’ 3종을 최근 재출시했다. ‘명인 딸기에이드 제로슈거’, ‘제주 천혜향에이드 제로슈거’, ‘달콤 추황배에이드 무가당’ 제품으로, 국내산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한 동시에 설탕을 빼거나 당 함량을 낮췄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지역 농산물이 소비자의 일상과 가까운 상품으로 이어질 때 농업인의 판로도 넓어진다”며 “판매 실적과 농가의 실질적 소득 효과를 높이기 위해 편의점 판매 자료와 소비자 반응을 분석해 상품성이 높은 지역 농산물을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료를 소상공인 카페와 공유하는 상생 음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주 샤인머스캣 에이드’를 최근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22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한라문경스위티’, ‘리얼공주밤라떼’, ‘옥천단호박라떼’ 등을 개발해 레시피와 원부재료를 소상공인 카페에 전달 중이다. 스타벅스 측은 “음료명에는 지역명과 해당 특산품을 함께 담아 소상공인 카페는 물론 지역 농가와의 상생 의미도 더했다”고 설명했다.

 

상주 샤인머스캣 에이드 제품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상주 샤인머스캣 에이드 제품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허준열 롯데웰푸드 푸드마케팅부문장(왼쪽)과 최유철 의성군수가 지난달 28일 의성군청에서 열린 상생협력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웰푸드 제공
허준열 롯데웰푸드 푸드마케팅부문장(왼쪽)과 최유철 의성군수가 지난달 28일 의성군청에서 열린 상생협력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웰푸드는 출범 20주년을 맞이한 육가공 브랜드 ‘의성마늘햄’의 출발점인 경북 의성군과 최근 세 번째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2006년 처음 손을 잡은 이후 의성마늘햄, 의성마늘프랑크, 순한 의성마늘 시리즈, 의성마늘 통살구이 등 제품을 내놨다. 롯데웰푸드는 매년 약 100톤의 의성마늘을 구매하며 지역 농가와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

 

 그밖에 커피 프랜차이즈 백억커피가 전남 영암군의 멜론을 활용한 음료 2종(멜론주스, 멜론 밀키소다)을 최근 출시했고, 이디야커피도 최근 경북 봉화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봉화 수박주스 개발에 나섰다.

 

 이 같은 로코노미 트렌드는 소비자에게도 ‘착한 소비’라는 심리적 이점을 안겨줄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지역 경제 혹은 지역 농민을 돕는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며 “소비자와 브랜드, 지역 농민들 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생의 소비 방식”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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