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지형 바꾸는 AI데이터센터] “칩·알고리즘보다 중요”… ‘AI 3대 강국’ 이끈다

AI 3대 강국을 꿈꾸는 한국이 정부 차원에서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미래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미래산업 육성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AI 3대 강국을 꿈꾸는 한국이 정부 차원에서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미래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미래산업 육성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거의 녹아내리고 있다.”

 

 이른바 ‘지브리 프사’가 전 세계에서 대유행한 지난해 4월, 챗GPT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 오픈AI사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GPU 사용량 급증으로 회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전한 말이다. 이후 오픈AI는 챗GPT의 지브리 화풍 이미지 생성 횟수를 하루 3회로 제한했다. 이는 ‘딸깍’하면 이뤄지는 마법 같은 AI 역시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GPU 등 자원을 어마어마하게 소모한다는 사실을 대중이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1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시장의 최대 화두는 AI 데이터센터다. AI 학습과 추론, 대규모 연산을 통해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AI 데이터센터가 지닌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AI의 미래는 칩이나 알고리즘이 아닌 AI 데이터센터’란 말이 있을 정도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가 ‘디지털 창고’라면, AI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공장’이자 ‘거대한 컴퓨터’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4년 136억 달러(약 19조원)에서 2030년 605억 달러(약 85조원)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5년부터 연평균 26% 성장, 2034년 1335억달러(약 18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미래산업 육성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로 AI 데이터센터를 선정했다. 삼성이 전남 해남에 210MW(메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SK가 전국에 15GW(기가와트)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각각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 회장, 김용범 정책실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뉴시스/공동취재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 회장, 김용범 정책실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뉴시스/공동취재

 

이 밖에 SK텔레콤은 최대 2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에 대한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기로 했고, 앤트로픽과 국내 GW급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투자·협력 추진을 약속했다. 네이버도 엔디비아 및 브룩필드와 인프라 공급을 바탕으로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AI 팩토리’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9년까지 8.4GW,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종과 동해, 울산에서 사업이 확정·추진 중이며 추가로 서너 곳의 후보지도 검토 중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범부처 종합 지원 태스크포스(TF)로 부지·전력 확보와 인허가 등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산업계가 뭉친 ‘AI 데이터센터 얼라이언스’도 최근 출범했다. AI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민·관 협력체로, 기업 측은 SKT, 네이버클라우드, 삼성SDS, NHN클라우드, LS일렉트릭, LG유플러스, LG전자, GS, 카카오, KT, KT엔에프, 퓨리오사AI로 구성됐다.

 

 현대자동차, 신세계 등 주요 기업들이 개별적으로도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선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건설만큼 유지가 중요하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대형언어모델(LLM)을 학습·추론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 초고속 네트워크, 냉각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구조여서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AI는 전기 먹는 하마다. 성능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며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막대한 전력을 쓰면서 단 1초의 정전도 허용하지 않는 극도의 안정성을 요구한다. 막대한 전력이 필수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이 AI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해 AI 데이터센터에 소모되는 전력 수요는 20GW가량이나, 지난해 기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1.2GW, 2038년 예상 전력 수요는 6.2GW에 그쳤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AI 전환의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 “향후 전력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제도적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인근 발전기 사이의 직접 구매를 허용해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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