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습 폭우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기후보험’이 새로운 민생 사회안전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과거 농작물이나 시설물 등 재산 피해 보상에 머물던 기후보험은 최근 국민들의 건강 피해와 일상적인 소득 공백까지 메워주는 생활밀착형 안전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발맞춰 민간 보험사와 지방자치단체도 맞춤형 상품과 정책을 잇달아 내놓는 모습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강수량과 기온 등 사전 설정된 날씨 지표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실제 피해 입증 없이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수형 보험 ‘전통시장 날씨피해 보상보험’을 선보였다. 최고·최저기온 등 기상지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미달할 때 보험금을 지급한 이 상품은 복잡한 손해사정 절차를 생략해 폭우 등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돕는다.
기상 피해에 따른 영업 공백을 보전하는 상품에 이어, 이상기후로 인한 직접적인 건강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도 나왔다. 동양생명이 출시한 ‘(무)우리WON하는mini기후질환보장보험’은 생활 속 기후 질환을 보장한다. 여름철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열사병·일사병·열탈진 등)이나 겨울철 한랭질환(동상·저체온증 등) 진단 시 10만원의 진단비를 지급한다. 보험기간 1년의 일시납 구조로, 가입 가능 연령은 20세부터 70세까지다. 보험료는 40세 기준 남성 130원, 여성 150원 수준으로 1회 납입만으로 1년간 보장받을 수 있다.
민간 보험사의 이 같은 움직임과 함께, 공공 영역에서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보편적 기후 복지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가 운영 중인 ‘경기 기후보험’은 기후위기로 인한 도민의 건강 피해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지원 대상은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둔 1440만 전 도민으로, 도내 등록외국인과 외국국적동포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특히 경기도가 보험료 전액을 일괄 부담하기 때문에 도민들은 별도의 신청이나 까다로운 가입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보장 범위도 실생활과 밀접하다. 여름철 폭염에 따른 열사병·일사병 등 온열질환이나 겨울철 혹한으로 인한 동상·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으로 진단받을 경우 각각 15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따라 발병 위험이 높아진 주요 감염병 진단비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해, 민간 보험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공공 안전망으로 촘촘히 메웠다는 평가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