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만나 용산공원 개발 등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했으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양측이 조만간 다시 만나 주택공급 현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으나 정부와 서울시가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만나 용산공원 주택공급 등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정부의 8·13 주택공급 대책 발표 이후 첫 공식 회동이다. 양측은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서울 핵심 공급부지를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만났으나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김 장관은 오 시장과 회동한 뒤 취재진과 만나 “(오 시장과)주택 문제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눴다”며 “각각의 다른 입장을 확인했고 다음 주에 만나서 계속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金 “용산공원 훼손지 활용”vs 吳 “어떤 경우에도 동의 못해”
최대 쟁점인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 여부를 두고는 예견된 대로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용산공원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은 이르면 다음 달 발표될 추가 공급 방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서울 내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용산공원 내에서 주택공급이 가능한 부지를 최대한 발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이날 “훼손된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게 양립 불가능하지 않고 양립 가능한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라며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으로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에 공급하기 위한 숙의와 논의 과정, 법을 바꾸는 것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쟁점이다. 이에 대한 견해차가 분명했다. 오 시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나는 찬성”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녹지 보전을 이유로 용산공원 개발을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김 장관과의 회동 이후 서울시청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아주 강한 톤으로 말씀드렸다. 용산공원 전체 부지에 대한 아파트 부지로의 전환은 어떤 경우에도 서울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용산공원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하면) 서울시장은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다는 표현까지 써 가며 서울시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도 했다.
다만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인근 국유지 등을 활용한 주택공급에는 협조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 놓고도 이견
정부와 서울시는 이날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공급 규모와 관련해서도 입장차만 확인했다. 정부는 1만 가구 공급 목표를 밝혔으나 서울시는 8000가구까지만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정부가 제시한 수준으로 주거 비율이 높아지면 국제업무지구라는 본 프라 확충 없이 주택공급이 늘어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김 장관은 “논의했는데 달라진 것은 없다”며 “문제의식을 논의했으니 다음 주에 최종 정리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서울시가 요구해 온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에 관련한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