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풀고 주담대는 조이고…4대은행 대출 관리 새해법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문턱은 높게 유지하면서 집단대출 영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이어가되 주택 공급과 연계된 실수요 자금은 원활히 공급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대출 전략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1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접수를 11월 실행분에 한해 중단했다. 이달 들어 비대면 주담대 신규 취급을 멈춘 데 이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 5000만원으로 낮추고 변동금리 주담대 신규 판매도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기조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주택구입 목적 담보대출 한도를 지역과 관계없이 3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이달 초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범위 내 최대 1억원, 마이너스통장은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NH농협은행이 최근 변동금리 주담대 취급을 재개했지만 다른 은행들은 아직 규제 완화에 신중한 모습이다.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쉽게 낮추지 못하는 것은 이미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151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1810억원 늘었다. 당초 금융당국과 협의한 연간 증가 목표 4조3363억원을 약 1조8400억원 웃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했지만 늘어난 여력 상당 부분은 집단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자금에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 입장에서는 일반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섣불리 늘리기 어려운 셈이다.

 

실제 대출 억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이 이달 들어 20일까지 승인한 주담대는 5조7608억원으로 하루 평균 288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보다 11.6%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도 109조746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소폭 줄어 지난 4월 이후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집단대출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을 놓고 은행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다.

 

5대 은행은 당초 각각 1000억원 수준이던 이 단지 잔금대출 한도를 지난 20일 일제히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4000억원, 하나은행 3500억원, KB국민·NH농협은행은 각각 3000억원, 우리은행은 2000억원까지 한도를 늘렸다. 전체 한도는 기존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하루 만에 세 배 이상 불어났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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