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최근 20~30대 부자인 ‘영리치(Young Rich)’가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층이 부동산 투자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또다른 주력 세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부동산을 단순히 거주의 수단이 아닌 하나의 재산 증식 방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젊은 부자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종합부동산세를 낸 39세 이하의 납세자 수는 2만3356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9%가 증가한 것이다. 전체 종부세 납부 인원 증가율(18.4%)을 상회하는 수치다.
종부세를 내는 20∼30대는 최근 수년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9687명이던 것이 2015년에는 1만3694명으로 늘었고, 2년 만에 다시 2만3356명이 됐다.
특히 20~30대 ‘영리치’의 중심에는 아이돌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 성공한 젊은 사업가 등이 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26)는 부동산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경기도 양평에 가족들을 위한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은 물론 경기도 과천의 건물을 46억원에 매입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비(37)와 배우 김태희(39) 부부도 부동산 재테크의 달인으로 손꼽힌다. 부부는 지난 2017년 한남더힐을 각각 한채씩 매입했다. 비는 한남더힐 231㎡를 33억원의 전세를 끼고 구입했다.
올해는 미국 LA 인근 도시의 고급 주택 한 채를 분양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희가 매입한 주택의 가격은 한화 23억 6000만원으로, 남편 비와 함께 미국 LA를 방문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26)는 지난해 한남동 ‘유엔빌리지’를 30억원대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BTS 멤버 진(27)도 지난해 한남더힐 전용면적 57㎡ 한채를 18억7000만원에 매입한 뒤 1년여 만에 되팔고 233㎡를 44억원에 사들였다.
한남동 ‘유엔빌리지’는 철저한 보안과 사생활 보호로 많은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주거 공간으로 유명하다. 현재 가수 강다니엘, 배우 정려원, 이종석, 개그우먼 박나래, 등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윤아(29)도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삼성동 ‘롯데캐슬 프레미어’를 23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연면적 442평 규모 빌딩을 100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빌딩은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고급 주택을 현금으로 산 젊은 사업가도 있다.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전 대표가 96억원이 넘는 한옥 고택을 전액 현찰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스타일난다’를 프랑스 로레알 그룹에 6000억원에 매각해 유명해진 바 있다.
김 전 대표가 매입한 한옥 고택은 대한제국 시기 관료이자 광업·금융업·창고업 등에 종사한 재력가가 1906년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김 전 대표가 해당 한옥을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리치’는 아니지만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11월에 발표한 ‘10월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30대의 매입 비중이 31.2%로 전연령대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30대는 올 1~9월에도 28.3%의 비율을 차지하며 전 연령층에서 매입 비중 1위에 올랐다. 2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도 5개월 만에 3%를 넘어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30세대들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늘리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믿을 건 부동산 뿐이라는 인식이 더 팽배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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