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적금 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다는 뉴스가 이번 주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지만, 대출금리는 연말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의 예대 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금 13종과 정기적금 14종의 금리를 0.2~0.4%포인트 인하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9일부터 거치식예금 3종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하했다. 우선 퍼스트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기존 연 2.70%에서 2.45%로 0.25%포인트 떨어졌다. 이 외에도 퍼스트표지어음·더블플러스통장 금리는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e-그린세이브예금 금리는 최대 0.15%포인트 낮췄다. 다만 만기별로 금리 인하 폭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지난달 초에도 SC제일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 낮춘 바 있다.
케이뱅크도 이달 초 예·적금 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세부적으로 챌린지박스 금리는 기존 최고 연 4.00%에서 3.70%로 0.30%포인트 낮춰졌다. 기본금리는 1.50% 유지했다. 그러나 우대금리를 2.50%에서 2.20%로 0.30%포인트 내렸다.
케이뱅크는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금리가 연 3.20%에서 3.10%로, 2·3년 만기 금리가 연 3.00%에서 2.80%로 변경됐다. 궁금한 적금의 경우 기본금리가 연 1.50%에서 1.20%로 떨어지면서 최고금리가 연 7.50%에서 7.20%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10월부터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은행권은 시차를 두고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조정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지난 9일 기준 연 3.15∼3.5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0월 12일(3.35∼3.80%) 대비 하단이 0.20%포인트, 상단이 0.25%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권 가산금리와 신규 예대금리차가 반등했다”며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역시 시장금리(국고채 3년)가 이미 추가 인하 기대감을 반영한 3.0% 미만 수준에서 형성돼 있었으며, 대출금리 또한 일정 부분 이를 선반영한 상태로 추가적인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