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한 기자] 유통업계가 새로운 냉장고 시대를 열고 있다. 한가득 담는 장바구니를 벗어던졌다. 1인 가구를 겨냥해 극소량 식재료도 배달이 가능한 초소량 주문배달을 선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를 기점으로 업계에서는 퀵커머스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B마트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했다. ‘초소량’을 ‘빠른 시간’에 배달받을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1인 가구에 맞춰 음식 재료를 남기지 않을 만큼, 그리고 원하는 만큼 받아볼 수 있다. 또한 ‘번쩍배달’로 30분 내 빠른 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초소량 구매와 즉시 배달로 승부한다. 냉장고 안 식재료를 ‘최대 3일치’까지로 줄이는 게 목표다”며 “배달의민족이 냉장고의 시대를 바꿀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후 치열한 경쟁이 도래했다. 기존 유통강자들도 퀵커머스 시장에 참전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일반인이 도보로 배달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이하 우딜) 모바일 앱(운영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마트는 서울 신촌에 새 매장을 열고, 소포장 식품 구색을 다양화했다. 신촌 거주자 중 20~30대 비중이 약 40%에 이르고, 1~2인 가구가 특히 많다는 것을 고려한 조처다.
롯데온 역시 지난달부터 ‘한 시간 배송 잠실’ 서비스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대상 상품에는 롯데마트의 대표 가정 간편식 ‘요리하다’와 밀키트 상품 50여종, 마스크팩, 클렌징크림, 롭스의 뷰티 및 건강 상품 30여종 등이 해당된다.
롯데온은 롯데GRS와 손잡고 잠실지역에서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4개 브랜드 120여 가지 상품을 한 시간 내에 배송하면서 서비스를 테스트했다. 주문량이 많다는 것을 확인, 경쟁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 코리아가 초고속 딜리버리 스토어 ‘요마트’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요마트’는 딜리버리히어로의 글로벌 물류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집약된 글로벌 ‘디마트'(Dmart)의 국내 모델이다. 딜리버리 주문 만을 위한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빠른 속도’를 의미하는 퀵(Quick)과 상거래를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퀵커머스(Q-Commerce)’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현재 요마트에서는 신선식품, 밀키트 등 식재료부터 생활용품, 가정용품, 반려동물용품 등까지 30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 중이다. 향후 더욱 다양한 카테고리로 제품군이 확대될 예정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통강자들도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시대다. 트랜드에 발맞춰서 비즈니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우상향 성장을 예상했다.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초소량 주문 서비스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이며, 새로 출시되는 ‘요마트’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 발 담은 서비스들 모두 치열한 경쟁이지만, 전체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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