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저축은행에 "취약층에 중금리 대출 지속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에 취약차주 채무조정 지원과 실질적인 금리인하 혜택을 주문했다.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시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14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취임 이후 첫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과 SBI 정진문 대표, OK 정길호 대표, 웰컴 김대웅 대표, 한국투자 권종로 대표, 상상인 이인섭 대표, 모아 김성도 대표, 신한 이희수 대표, KB 허상철 대표, 유안타 정영석 대표 등 주요 저축은행 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금리상승 등이 본격화되면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가 예상된다”며 “연체 우려자, 단기와 장기 연체자 등 취약차주 유형별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재점검하고 지원이 확대되도록 배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단비 역할을 했던 중금리대출도 생활자금이 꼭 필요한 분들에게 지속 공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며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가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를 강화하는 등 제도 활성화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강도 높게 ‘이자 장사’ 비판을 한 것과 비교해 한층 부드러운 표현이지만 맥을 나란히 하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7% 수준으로 2%대인 시중은행의 3배가 넘는다. 이에 차주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예대차를 좁히라는 주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국의 경고 이후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최근 일례로 신한은행은 상승하는 시장금리를 반영해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최고 0.7%포인트(p)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 3종은 0.5~0.7%p, 적립식 예금 22종은 0.3~0.7%p 인상하는 내용이다.

 

 저축은행들도 수신 금리를 줄줄이 높이는 추세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기본금리를 연 1.6%에서 2.2%로 0.6%p 올렸다. OK저축은행은 수시입출식 보통예금 'OK읏통장'의 최고 금리를 1.2%에서 3%로 인상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 기본 금리를 0.5%에서 1.5%로 높였다. 모아저축은행은 지난달 최대 0.6%p에 이어 이달에도 0.3%p 금리 인상에 들어갔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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