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ICT업계는 최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고령층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돌봄 수요를 인력으로만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으로 연락을 돌리고, 답변을 분석해주는 AI 돌봄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IC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자체 및 기관과 협력해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하는 ‘AI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현재 전국에서 약 1만4000여 가구가 이용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크게 독거 노인의 ▲외로움 해소 ▲안전 제공 ▲치매 예방을 목표로 한다. 음악감상·감성대화·인지훈련 등을 제공하며, 특히 24시간 ADT캡스 및 119와의 연계로 위급한 응급상황에서 구조하기도 한다.
SKT는 한발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심리 상담 서비스도 도입했다. 독거 노인들이 AI스피커를 통해 말하는 발화 중 부정적인 단어가 반복되는 경우, 이를 기반으로 심리상담이 필요한 이를 선별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오늘 너무 우울하다”, “사람들이 날 너무 힘들게 한다” 등의 이야기를 할 때, AI가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우울’, ‘힘들어’, ‘쓸쓸’, ‘허탈’ 등의 표현에 집중해 ‘부정 발화’ 자료를 수집한다. 1주일 내 부정 발화가 일정 수준 이상 집계될 경우 행복커넥트 심리 상담사에게 이를 전달, 적절한 상담 및 관리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이준호 SKT ESG추진 담당은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심리상담은 꼭 필요하지만 문턱은 오히려 너무 높다”며 “상담이 필요한 어르신을 적극적으로 찾고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AI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역시 KT 텔레캅-119 연계로 이어지는 AI 케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4시간 구조 외에도 말벗대화·복약알람· 인지장애 예방용 게임 기능 등을 제공하며, KT CS 전문 상담사와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
이 같은 홈케어 이외에 KT는 로봇을 활용한 노약자 관리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AI방역로봇을 업그레이드해 간병인의 일손까지 돕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제니스요양병원은 이 같은 기능이 탑재된 AI방역로봇을 사용 중이다. 로봇은 병원 내 플라즈마 살균을 하고, 시간에 맞춰 병실을 돌며 욕창 방지를 위한 환자 체위 변경 알람을 전한다. 간병인들이 2시간마다 수행하는 환자 체위 변경을 잊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노우현 제니스요양병원장은 “AI 방역로봇을 도입으로 무엇보다 종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환우와 가족들에게는 병동마다 공기를 맑게 해주는 로봇이 심리적 안정감과 신뢰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전국 20여개 지자체와 손잡고 1인 노인가구를 위한 AI 콜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운영 중이다. 이는 돌봄이 필요한 1인 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특히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 기술이 적용돼, 정형화된 질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 건강 체크를 넘어 정서적인 케어까지 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구 시범 사업 당시, 서비스 대상 노인의 90%가 이용 후 위로를 느꼈다고 답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관리하는 지자체 담당자가 전체 콜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통화 관리 도구’를 제공하며, 2주 연속으로 미응답하거나 답변 내용 중 특이사항 혹은 긴급 상황이 의심되는 경우는 별도로 표시해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네이버는 지자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국에 클로바 케어콜 도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purp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