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방전?…개인 vs 공매도 전쟁 2차전 전망

하나증권 매도보고서에 주가 출렁
개인투자자 '공매도 척결' 똘똘
에코프로 3형제 대차 잔고도↑

 올해 폭발적인 상승세로 국내 증시를 들썩인 에코프로그룹주를 두고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이 2차전을 벌일 전망이다. 증권사 매도 리포트가 공개되면서 에코프로 주가가 17% 가까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대규모 매수로 대응하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1.09% 오른 64만7000원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전일보다 1.45% 오른 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0.18% 내린 27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1월 20일 최저점인 10만96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11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 2위로 16조9754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600% 넘게 폭등하며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날 하나증권이 이례적으로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보고서’를 내고 “장기적으로 좋은 기업이지만 현 주가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자 에코프로 주가가 17% 가까이 하락했다. 증권사 보고서가 나온 후 하루 만에 13만원 가까이 빠지는 등 최근 국내 주식에서 가장 큰 변동세를 나타냈다. 종가 기준 주가가 10% 넘게 내린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에코프로그룹주에 사실상 매도에 가까운 ‘중립’ 투자의견 보고서를 내는 증권사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주목한 증권사 보고서는 하나증권이 낸 에코프로 매도 의견이다. 목표주가는 현 주가에 훨씬 못 미치는 45만4000원을 제시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2027~2030년 실적까지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끝까지 이성의 끈을 놓쳐서는 안되며 과도한 FOMO(소외공포) 매수와 회피를 모두 경계한다”면서 “리스크를 떠안는 매수도 위험하지만 3개월 주가 562% 상승을 전부 시장의 광기로 치부하는 것 역시 현재 서 있는 좌표를 오독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단기에 급등세를 나타내며 연초 대비 약 220% 상승했다”며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올해, 내년 실적 컨센서스는 꾸준히 하향 조정됐기에 지금의 주가 상승은 기업 가치 상승이 아닌 밸류에이션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주가가 다시 소폭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똘똘 뭉치는 모습이다. 온라인 종목게시판 등을 살펴보면 “공매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개미들의 힘을 보여주자, 대규모 매수로 공매도를 척결합시다” 등 공매도를 향한 반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에코프로 3형제 주가가 계속 고공행진하면서 이들에 대한 공매도 잔고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에코프로의 대차잔고 주수는 279만9116주로 지난 한 달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3일 에코프로의 대차잔고 주수는 238만9131주였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종목 선물이 상장해 있어 에코프로에 비하면 대차잔고 주수가 급격히 늘지는 않았다. 지난 11일 기준 대차잔고 주수는 1169만9409주로 전날(10일·1228만4832주)보다 소폭 낮게 나타났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대차잔고 주수는 158만1317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에코프로그룹주를 놓고 당분간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개인 투자자였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지만 3월 이후로는 수급이 역전되며 개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