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연속 금리를 동결하자 하반기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부터 이어져 온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날 한은 금리 동결을 예상해 왔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6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89%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채권시장 지표를 보여주는 종합 BMSI는 97.3으로 한 달 전보다 6.5포인트 높아졌다. 채권시장 체감지표인 BMSI는 설문문항에 대한 답변인원 응답으로 산출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채권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며 채권시장 심리가 양호하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채권시장 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동시에 채권시장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금투협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오며 물가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한은이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지 관심갖는 것이다.
2분기에 접어들며 증시 분위기는 변하고 있다. 3월까지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을 압도하는 강세를 보였지만 4월부터는 코스피 시장이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중단 국면에서 대부분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가 확인됐지만 2006년 금리인상 중단 이후에도 실적전망이 상향되면서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바 있다”며 “코스피는 이익 턴어라운드 국면이기 때문에 성장·가치의 단순한 구분보다 이익 턴어라운드 이끄는 업종의 선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관전 포인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두고 갈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금통위 결과가 증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으나 환율 경로를 통해 외국인 수급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연내 금리인하 시기도 중요하지만 먼저 해결해야하는 과제인 6월 금리인상에 대해선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 분열이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