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양종희(사진) 신임 KB금융그룹 회장이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교체 폭에 관심이 쏠린다. 그룹 계열사 내 10명의 CEO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새 리더십 출범에 맞춰 새로운 인물과 손발을 맞출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취임 초기인 만큼 변화 폭을 최소화하며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둘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KB금융지주는 17일 임시 주주총회을 열어 양종희 회장 후보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찬성률은 97.52%였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21일부터 3년이다. 앞서 양 부회장은 지난 9월 8일 차기 회장 후보에 선정된바 있다.
관심은 그룹 계열사 CEO의 연임 여부에 모아진다. 연말이면 KB금융 내 11개 계열사 중 9개 계열사에서 10명의 CEO의 임기가 끝난다. 대상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등이다. 통상 KB금융은 계열사 CEO에게 ‘2+1년’의 임기를 부여한다. 양 회장은 내정자 시절인 지난달 4일부터 약 2주간 11개 계열사 경영진과 상견례를 진행하기도 했다.
우선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이끄는 이재근 행장의 연임 여부가 주목을 끈다. 경쟁 은행 대비 우월한 실적을 낸만큼 이 행장이 1년 더 행장직을 맡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8554억원이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에 따른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증가에도 전년 동기 대비 12.0% 늘었다.
2021년부터 KB손해보험을 이끈 김기환 대표는 2년 간의 첫 임기를 마친 후 지난해 말 1년 간 연임에 성공했다. 두 번째 임기는 올 연말 끝난다. KB손보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6803억원으로 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았다.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대표의 임기도 연말까지다. KB증권은 올 3분기까지 3611억원의 순익을 냈다. 실적과는 별개로 박 대표의 경우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금융당국에서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연임이 어렵게 된다. 두 대표는 5년 간 KB증권을 이끌어왔다.
이 밖에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사장,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도 연말 임기가 끝난다. 특히 김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018년 3월 영입 후 KB금융 계열사 내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
그룹 내 부회장직 유지 여부도 주목을 끈다. 부회장직은 명예직이면서 그룹 2인자로서 차기 후보자로 거론되는 자리다.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 부문장 체제로 변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 회장은 지난 9월 기자들이 부회장 제도 유지 여부를 묻자 “어떻게 하면 승계 절차를 보다 후계자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만든 절차였던 만큼 이사회와 협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