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DMA 상용화 공로로 ICT 분야 명예의 전당 등재

‘ICT 분야 노벨상’…통신·반도체 성장 기폭체
SKT타워에 IEEE 마일스톤 인증 현판 설치
유영상 사장 “온고지신 자세로 AI시대 개척”

SK텔레콤 사옥 외벽에 설치된 ‘IEEE 마일스톤’ 현판. SK텔레콤 제공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성장 기폭제 역할을 한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기술이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가 선정하는 ‘IEEE 마일스톤(이정표)’에 등재됐다. CDMA는 SK텔레콤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LG전자가 힘을 합쳐 19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이다.

 

SKT는 10일 서울 을지로 SKT 본사에서 IEEE 마일스톤 수여식이 열린다고 밝혔다.

 

먼저 IEEE 마일스톤 선정 기업에 수여되는 기념 현판 제막 행사가 진행된다. 현판은 SKT타워 외벽에 설치되며 대한민국 CDMA 상용화 주역인 SKT, ETRI, 삼성전자, LG전자의 사명과 산업에 기여한 성과 등이 기재된다.

 

현판 제막에 이어 열리는 기념행사에는 과거 SKT 각 조직에서 CDMA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등 총 250여명의 업계·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한다.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자 SKT 부회장을 역임한 고(故) 서정욱 장관 유족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수여식도 열린다. 고인은 SKT 재직 당시 CDMA 상용화를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IEEE 마일스톤 등재를 적극 추진하며 대한민국의 ICT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했다.

 

SKT와 ETRI, 삼성전자, LG전자는 1990년대 이동통신의 수요 폭증에 대응해 통화용량을 아날로그 방식보다 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CDMA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당시 세계 기업들은 시분할다중접속방식(TDMA)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였지만, 대한민국은 성장 잠재력이 획기적으로 높은 CDMA 상용화에 도전했다. 정부는 ETRI가 국내에 도입한 CDMA 기술을 기반으로 SKT(당시 한국이동통신) 산하에 이동통신기술개발사업관리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삼성·LG전자 등 국내 단말 제조사들이 적극 협력해 CDMA를 국가표준으로 단일화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수 있었다.

 

민관이 힘을 합쳐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걸어간 끝에 대한민국은 세계 이동통신 최강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이동통신의 쾌속 성장은 밀접한 산업인 반도체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IEEE는 1884년 토머스 에디슨과 그레이엄 벨 주도로 창설된 전기·전자공학 분야 세계 최대 학회로, 1983년부터 인류 사회와 산업 발전에 공헌한 역사적 업적에 시상하는 IEEE 마일스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IEEE 마일스톤은 ‘글로벌 ICT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북미·유럽·일본과 같은 기술강국이 업적의 대부분인 90% 이상을 차지해 왔다. SKT는 CDMA 사례로 국내 기업 최초로 선정 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올해는 IEEE 창립 140주년을 맞는 해로 의미를 더한다.

 

캐슬린 크레이머 IEEE 차기 회장은 “CDMA 상용화를 위한 대한민국 민관의 협업 노력과 선견지명이 ICT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을 세계에 제공한 이정표로 인정받게 됐다”며 “IEEE는 독창적이고 세상을 변화시킨 기술 사례이자 시대 혁신자들에게 영감을 준 CDMA 상용화 업적의 수상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CDMA 상용화가 국내 기업 최초로 IEEE 마일스톤에 등재되는 영예를 얻게 되어 의미가 깊다”며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이뤄낸 CDMA 상용화의 창의·도전·협력을 되새기는 온고지신의 자세로 인공지능(AI) 시대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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