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4세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비급여 항목의 지급액이 증가하면서 13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상태라면 올해 4세대 실손 손해율은 1·2세대 손해율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평균은 128.0%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3%) 대비 1.7% 상승했다.
세대별로 보면 1분기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4.0%로 지난해 1분기(118.4%) 대비 15.6%포인트나 급등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과잉 진료를 억제하고 보험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해 2021년 7월 출시한 상품이다. 보험료는 이전 세대 상품보다 저렴하지만, 진료비 자기부담비율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4세대 실손보험 가입 건수는 전체 실손보험의 약 10.5%에 해당하는 376만건이다.
4세대 실손 손해율은 2021년 62.0%, 2022년 120.0%, 2023년 122.6%에서 계속 오르고 있다. 손해율이 급등하고 있는 원인으로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료 등 비급여 항목이 꼽힌다. 비급여 의료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임의로 설정하고 진료 횟수, 양 등을 남용할 수 있어 일부 의료기관과 소비자의 과잉의료가 지속되고 있다.
5개 손보사의 올해 1~5월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3조8443억원으로 이 중 비급여 비율은 57.4%에 해당하는 2조2205억원으로 나타났다. 급여 지급액은 1조6384억원이었다. 급여·비급여 지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11.0%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실손에서 급여 지급액은 20.7%, 비급여 지급액은 2.0% 늘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비급여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런 상태로 손해율이 지속된다면 올해 4세대 손해율이 이전 세대 손해율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1세대와 2세대 올 1분기 손해율은 각각 123.5%, 120.5%다.
현재 금융당국은 보험개혁회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실손보험 개편방안을 논의 중인 만큼 보장 범위 등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실손보험의 과잉진료, 보험가입자의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 등의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 간 의료개혁 논의와 연계한 상품개선 모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