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산업지형도] ‘직원과 사장의 입장에서 알아본’ 입장차

서울 중구 명동 시내의 한 가게가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경영계나 노동계 모두 결정된 안을 놓고 볼멘소리가 크다. 경영계는 내수경제를 직접 경험하는 소상공인의 현실적 어려움을, 노동계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확정되면서 불거진 이웃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자영업자의 한숨

 

심리적 저항선인 1만원대를 돌파하면서 자영업자의 한숨은 더 깊어졌다.

 

경기 수원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매일 12시간씩 직접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사정을 토로했다. “야간에 편의점에서 나오는 수익보다 알바생한테 줘야 하는 임금이 두 배 많다”며 “야간에 문을 닫으면 가맹점 수수료가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몸이 아프더라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모(65)씨는 “주 5일 12시간씩 일하는 직원들은 월 400만원씩 가져가는데 저랑 가족은 근로시간 대비 최저임금도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오전 1시에 마감해야 하는 날이면 정씨는 꼼짝없이 16시간씩 일해야 한다. 그는 “내년에는 어쩔 수 없이 직원들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며 “지금도 힘들지만 2시간 정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동자의 한숨 

 

노동자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물가상승 체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최저임금이라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 요구가 노동계에서 처음 나온 지 10년이고,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을 내세운 지도 7년이 지났다”며 “그 사이 물가는 곱절로 뛰었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변경으로 실질임금은 하락했다. 최근 2년간의 물가 폭등기에는 최저임금이 물가인상 폭보다 적게 오르면서 또 실질임금이 하락해 최저임금은 본래 취지를 이미 잃어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모(21)씨는 “현재 임금으로는 식사 한 끼 하는 데도 부담이 될 정도로 물가와 괴리감이 크다”며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편의점 도시락 혹은 라면과 빵 정도로 끼니를 때우는 게 다반사일 정도”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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