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공통 QR 결제 도입…“활성화까지 갈 길 멀다”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간편결제시장에서 빅테크 업체에 밀리고 있는 카드업계가 모바일 QR결제 공통 규격으로 결제 시장 키우기에 나섰다. 다만 가맹점 수 부족, 가맹점 단말기 설치 등의 문제로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여신금융협회와 국내 8개 신용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는 모바일 QR결제 공통 규격을 마련하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공통 QR 규격은 모바일결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결제 편의성 제고와 범용성 확보 등을 위해 마련됐으며, 이달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도입된 공통 QR 규격은 글로벌 표준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의 QR코드 규격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카드 가맹점에서 실물 카드 없이 신용카드사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QR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 기종과 상관없이 QR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결제 가능한 가맹점은 하나로마트·이케아·매머드커피·메가MGC커피·이디야커피 등 5곳이다.

 

 그간 신용카드사별로 QR코드 규격이 상이해 가맹점마다 QR결제 가능한 카드사가 다르다는 불편함이 따랐다. 가맹점이 소비자가 쓰는 신용카드와 같은 QR 규격을 사용하지 않으면 결제할 수 없었다. 이번 QR 규격 통일로 카드사들은 결제 편의성, 결제 수단 폭을 넓히는 동시에 해외 간편결제사들도 국내 많은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간편결제 시장에서 밀린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규모는 일평균 1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으나, 실물 카드 결제 규모는 1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만 상승했다. 전체 결제 중 모바일기기 비중도 50.5%를 차지해 실물 카드 결제 비중인 49.5%를 처음으로 앞섰다.  

 

 서비스는 시행했지만 공통 QR 규격이 활성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말기 보급부터 가맹점 확대, 핀테크 페이 등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말기 보급 문제가 시급하다. 카드 의무수납제에 따라 가맹점 대부분이 카드 결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관련 법령이 없는 QR코드 결제에 단말기를 갖춘 곳은 많지 않다. QR 결제를 위해서 가맹점주가 단말기를 사비로 구매해야 한다.

 

 이미 보편화된 간편결제 수단이 다양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페이를 필두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사의 간편결제가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자체 결제망이 구축된 카카오페이의 가맹점은 103만곳 수준인 데다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 대부분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결제원이 국내 한 편의점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터치나 삽입형 방식의 카드결제 비중은 96.58%에 달하는 반면 QR코드 활용 결제는 3.42%에 그쳤다.

 

 카드업계는 공통 QR 규격이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 평가하기 어렵고, 지속적인 협력 등으로 가맹점 수를 늘려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향후 주요 편의점이나 약국 등 소비자와 접점이 높은 가맹점과 공통 QR 규격 적용 협의를 통해 사용 편의성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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