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소기업 파산신청 36% 증가... 못 갚은 돈 1000조원 돌파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9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늘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뉴시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파산 신청 건수가 1000건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불경기 등으로 부실이 누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대법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늘었다. 파산 신청을 한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최근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2022년 상반기 452건에서 하반기 552건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 상반기 724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933건) 900건을 돌파했고, 올해 상반기 1000건에 근접했다. 올해 상반기 신청 건수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상반기(485건)의 2배가 넘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위기가 닥친 데다 전기요금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대기업은 매출이 3% 늘어났으나 중소기업은 6.9%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대기업은 5.7%로 1년 전(2.4배)의 두배가 넘지만, 중소기업은 3.8%로 지난해 동기(4.7%)보다 더 낮아졌다.

 

 빚더미에 앉은 중소기업도 많다. 6월말 기준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50조원 넘게 늘어난 1028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6월말과 비교하면 무려 331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 5년 동안의 증가분을 그 이전 5년 동안 증가분(20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30조원이 많다. 제2금융권 등의 대출까지 고려하면 대출 잔액은 훨씬 많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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