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R공포로 코스피 장중 2300대까지 추락… 10%대 하락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미국발 ‘R의 공포(Resession·경기침체)’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생산·고용과 기업의 실적 등이 악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우리 증시도 크게 흔렸다. 특히 코스피는 장중 한 10%대 넘게 급락하며 2600선에서 2300선대로 주저앉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4분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20분간 거래를 중단했다. 오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효력(사이드카)’를 발동했고,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한 것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되는데, 이날 오후 코스피는 전일 대비 장중 10% 넘게 급락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는 오전 11시쯤 코스피 200선물지수 변동으로 5분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고, 특히 2차 전지가 크게 낙폭했다. 코스닥 또한 오후 1시 5분쯤 코스닥150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증시 하락세가 너무 빨라 시장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환율은 종전 대비 12.2원 내린 1359.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오후 4시40분 현재 1369.4원에 거래 중이다.

 

현재 환율은 13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는 모습으로, 두 달만에 1360원대로 내려왔다.

 

 환율이 하락한 것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다, 고용 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며 미국이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는 필요하면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관계기관과 대응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 경기둔화 우려 부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면서, 필요 시 이들과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우리 자본·외환시장의 체력을 강화하고 대외 안전판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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