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 미약한 수준으로 경기 개선 제약"

정부의 '물가 안정 흐름'과 반대되는 진단
반도체 제외한 생산은 정체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개월째 우리나라 내수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는 정부의 경기 판단과는 반대되는 모습으로, 정부는 지난 5월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어 제조업 생산의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생산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 소매 판매액과 투자가 감소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언급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과 상반된 결과라 눈길을 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최근 경제동향 7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6월 서비스업 생산(0.5%)은 도소매업(-3.7%), 숙박 및 음식점업(-1.2%) 등이 감소하며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상품 소비는 주요 품목에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6월 소매판매(-3.6%)는 승용차(-21.4%)가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해 대폭 감소했고, 의복(-4.6%)과 음식료품(-2.8%) 등도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 소비는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3.6을 기록하며 전월(100.9)보다 소폭 상승했다.

 

 설비투자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부문에서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 6월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등에 기인해 감소 폭이 -2.7% 확대됐다.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는 2.9%에서 -11.5%로 감소 폭이 확대된 가운데, 기계류(1.0%)도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9.7%)을 중심으로 감소 폭(-4.6%)이 확대됐다. 선행지표의 감소세가 지속되며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동시장은 건설업 고용이 위축되는 등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다. 6월 취업자 수는 전월(8만명)에 이어 9만6000명의 낮은 증가폭을 기록하며 고용 여건이 점차 조정됐다. 다만, 계절조정 고용률(62.6%)이 전월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실업률(2.8%)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고용 여건의 조정 속도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했다. 

 

 물가 상승세는 석유류 가격 급등으로 소폭 확대됐으나, 기조적 물가 상승세는 물가안정목표(2.0%)와 유사한 수준을 지속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2.4%)보다 높은 2.6%로 집계됐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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