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아오른 엔비디아, 전 세계 '시총 1위' 재탈환 시동 거나

고점 대비 35% 하락 후 최근 4거래일 새 17% 반등
경기 침체 우려 해소에 "최선호주" 평가까지
애플과 시가총액 격차 11%로 축소

미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모습. 뉴시스

 

지난 5일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른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칩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급등하고 있다. 최고점 대비 35% 넘게 급락한 주가를 빠르게 되돌리는 모습인데, 엔비디아가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 ‘AI 거품론’ 등을 딛고 '시가총액 1위' 타이틀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4.05% 오른 122.86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18일 140.76달러에 마감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당시 시총 3조3350억 달러를 기록하며 마이크로소프트(3조3173억 달러)와 애플(3조2859억 달러)을 제치고 사상 첫 시총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AI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달 초엔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달 5일 종가는 90.69달러로, 최고치(140.76달러) 대비 하락 폭은 35.6%에 달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주 들어서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4.27% 오른 후 13일(+7.12%), 14일(+1.94%), 15일(+4.09%)에도 상승하며 4거래일에 걸쳐 17.42%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3조 달러(3조220억 달러)를 회복했는데, 시총 1위 애플과의 격차는 11.5%로 좁혀졌다.

 

최근 엔비디아의 가파른 반등세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엔비디아에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게다가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증가하며 호조를 나타내며 시장은 안도했다. 물가도 안정세를 보이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이어갔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던 데다 이튿날 나온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반도체 업종에 긍정적 평가가 나온 점도 엔비디아엔 호재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계절적 비수기가 지나면 반도체 업종은 4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면서 최선호주로 엔비디아를 꼽았다.

 

오는 28일 예정된 2분기 실적발표가 향후 엔비디아의 추가 주가 급락 여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IM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내년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302억 달러와 0.68달러를 크게 상회한다면, 최근까지의 서프라이즈 비율 하락 주세에서 벗어나게 된다”면서 “이 경우 엔비디아 실적은 다시 놀라운 성장세로 복귀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가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