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지 않는 배민vs외식업계…상생방안 나올까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의 모습. 뉴시스 

외식업계 메뉴 가격 인상과 관련해 배달의민족과 외식업계가 서로의 책임을 물으며 공방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상생안 마련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식물가 ‘네 탓’ 공방

 

최근 외식업계는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배민은 식재료 비용 상승이 외식 프렌차이즈 가맹점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목소리 내고 있다.

 

31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외식 물가 상승 원인을 두고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각종 비용 인상으로 메뉴 가격을 올린 식당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35%가 식재료 비용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고, 배달 수수료 부담 때문이라는 답변은 0.61%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치킨 2만원에 배달앱이 6000원을 받는다고 하면, 배달비(약 2900원)와 결제수수료·부가세(약 1100원)는 대부분 라이더 인건비, 결제 대행사, 정부로 이전되는 비용이며 이는 배달앱을 통하지 않아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배달앱이 식당 업주 이익의 1.5배를 가져간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배달 중개 이용료의 비중에 대해서는 “식당 매출의 2.73%”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외식업계는 배민이 언급한 자료가 현 상황과 맞지 않는 과거 수치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언급한 농식품부·aT의 보고서는 새 요금제 도입 전인 지난해에 조사한 결과이므로 지금과 인식이 다르다. 배민은 올해 정률제 요금제를 출시하고 무료배달 등을 반 강제해 우리나라 외식업계 전체가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클릭 광고 등 추가 광고 지출 비용으로도 부담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재료비뿐 아니라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이달 28일부터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하며 이러한 이유를 언급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배달 메뉴의 경우 매장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상생방안 마련될까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관계부처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가동하며 입점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고 불공정관행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제3차 회의를 개최하고 수수료 광고비 투명성 제고, 배달플랫폼 불공정관행 개선 등을 논의했다. 입점업체 측은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사에서 수수료와 광고비 산정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무료배달’의 배달료 부담 주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플랫폼사가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할 때 이를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플랫폼사들은 개선 필요성에 일부 동의하며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4차 회의에서는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 등 수수료 부담을 완화할 방안과 상생 방안에 참여했을 때 주어질 인센티브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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