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CEO “대선 이후 겐슬러 SEC 위원장, 자리 지키기 어려울 것”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리플 기자간담회'에서 데이비드 슈워츠 CT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 모니카 롱(Monica Long) 사장, 에릭 반 밀텐버그(Eric van Miltenburg) 부사장이 참석했다. 유은정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더라도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기는 일은 어렵다고 본다. 나는 그가 떠날 것이라는 데에 돈을 걸겠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CEO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워싱턴에서 미국 양당의 리더를 만났는데, 민주당 고위 임원들조차 SEC의 가상자산에 대한 전쟁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방한한 갈링하우스 CEO 외에도 모니카 롱(Monica Long) 리플 사장,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리플 최고기술책임자 겸 XRPL 공동창시자(CTO), 에릭 반 밀텐버그(Eric van Miltenburg) 리플 전략 이니셔티브 수석부사장이 참석했다.

 

 리플은 지난 2020년부터 SEC와 법적 분쟁을 진행했다. SEC는 리플이 증권성 토큰에 해당된다며 발행사인 리플랩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고, 리플 측은 이를 반박하며 맞소송을 걸었다.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은 지난 7월 리플랩스에 1억2500만달러(약 1724억원)의 민사 벌금 지불을 명령했다. 이는 SEC가 당초 요구했던 벌금 규모(20억달러)의 6%에 달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리플이 승소했다고 시장에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갈링하우스 CEO는 “SEC가 60일 이내 항소해야 하는데, 항소하더라도 SEC가 판결을 뒤집을 증거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이 SEC의 가상자산 전쟁을 종결하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리플은 블록체인 플랫폼인 XRP레저(XRPL)를 소개하고 한국 시장과의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모니카 롱(Monica Long) 리플 사장은 “은행과의 협력은 초창기부터 우리 전략의 일부였다”면서 “리플로서 엄청난 기회로 생각하며, 한국의 은행 내 블록체인 기술 구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롱 사장은 "애초에 한국 은행들과의 협업은 가상자산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됐지만, 리플의 사업 방향이 지금은 변경됐다"며 "한국의 규제가 더 명확해진 만큼 앞으로 협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리플은 연세대가 자사의 블록체인 학술 연구 프로그램인 ‘우브리(UBRI·University Blockchain Research Initiative)’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연세대와 이번에 맺은 산학협력 협약은 전 세계에서 58번째, 아시아에서는 12번째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연세대는 리플과 함께 인공지능(AI), 금융, 정보시스템, 운영관리 등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리플은 연세대가 해커톤을 활성화하고 블록체인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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