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에도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우에 따라선 해외 사업장을 돌며 현장 경영에 나선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지 현안 챙기기에 분주한 일정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중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이 회장은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과 시장을 직접 점검하며 경영 구상을 해왔다. 그는 지난해 추석엔 ▲이스라엘(삼성전자 R&D센터) ▲이집트(삼성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삼성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방문해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살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음달 예정인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이 AI 및 반도체 등 핵심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현안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7일 주요 계열사 CEO 등 경영진과 회의를 주재하면서 “SK가 영위하는 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사업 모두 국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만큼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사업 경쟁력 제고와 사업 생태계 확장에 더 힘쓰자”고 당부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주요 현안 챙기기에 나선다. 급변하는 자동차시장에서 향후 자율주행, 전기차 등 새로운 사업 분야와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 신시장에서의 영업력 확대방안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그룹에 미칠 영향도 꼼꼼히 살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현대차·기아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역대 8월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가족과 연휴를 보낸 뒤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발표 예정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세부 내용도 점검한다. ㈜LG는 지난달 29일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취득한다고 공시하면서 “자기주식 활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에서 논의한 후 올해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4대 그룹 총수들은 체코 출장을 위한 막바지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추석 이후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하기 때문이다. 경제사절단은 체코 시장 진출과 관련해 다양한 비즈니스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국과 체코는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 때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이 유력하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번 순방을 앞두고 체코 정부의 관심이 큰 반도체, 이차전지, 에너지 등 분야에 대해 현안 분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