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일부 사업 분야 최대 30% 줄인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사기가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사업부의 해외 직원을 최대 30% 줄일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삼성전자 본사가 전 세계 자회사에 영업 및 마케팅 직원을 약 15%, 행정 직원을 최대 30% 줄이도록 지시했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계획은 미주,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연말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인력주조조정이 이뤄질 사업부, 국가 및 해고 인원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최신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은 26만7800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14만7000명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 제조 및 개발 부문 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업 및 마케팅 직원은 약 2만5100명, 행정 직원 등은 2만7800명 수준이다.

 

로이터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주요 사업부에 대한 경영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거라고 진단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과 중국 화웨이와의 경쟁 강도도 심화하는 실정이다.

 

로이터는 특히 인도사업부에서 1000여명의 직원이 감원될 거라고 보도했다. 삼성은 인도에서 약 2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력 구조조정 추진 계획에 대해 “주요 사업부에 대한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인도 남부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선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냉장고, 세탁기, TV를 만드는 곳이다. 고용 규모는 약 1800명이다.

 

한편 같은 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듀얼 벤더 체계 구축 가능성을 언급해 시선을 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호퍼’ 시리즈(H100·H200)와 차세대 칩 ‘블랙웰’을 모두 TSMC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황 CEO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에 AI 칩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현재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삼성전자에 AI 칩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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