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섯 달째 ‘내수 회복 조짐’ 진단... “부문별 '속도차' 존재”

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의 한 과일판매점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서비스업 중심 내수 회복조짐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내수 중 서비스업과 투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화소비는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등 부문별 속도차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차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다섯달째 ‘내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외부의 평가와 상반된다. KDI는 지난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10개월째 내수 부진 판단을 내렸다.

 

기재부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서비스업과 공공행정이 증가한 반면 광공업과 건설업은 감소했다.

 

7월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 광업 및 제조업에서 줄어 전월대비 3.6% 감소했다. 전월대비로는 통신·방송장비(48.8%), 기타운송장비(5.4%) 등이 늘고 반도체(-8.0%), 자동차(-14.4%), 전자부품(-11.8%) 등은 쪼그라들었다.

 

7월 수출은 전년동월비 11.4% 증가한 5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가 전년동기대비 0.5일 줄었으나 증가세를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4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비 13.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39%), 무선통신(50%) 등 7개 품목에서 증가했고,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미국(11%), 중국(8%) 등 8개 지역이 증가했다.

 

7월 수입은 전년동월비 6.0% 증가한 540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8월 수출입차는 38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1.3%), 숙박·음식(-2.8%) 등 업종에서 감소했으나 정보통신(4.5%), 운수·창고(3.1%), 보건·사회복지(1.6%) 등이 증가해 소폭 개선됐다.

 

7월 소매판매는 내구재(-2.3%), 준내구재(-2.1%), 비내구재(-1.6%)가 줄어들며 전월대비 1.9% 감소했다. 8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마트 등 카드 승인액 및 자동차 내수판매량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1.6%)에서 감소했으나 운송장비(50.5%)가 큰 폭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10.1% 증가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과 국내기계수주 증가는 설비투자에 긍정적 요인이나, 제조업 평균가동률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8월 물가는 햇과일 출시,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농산물·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전년동월비 2.0% 상승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는 교역 개선,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역별로 회복속도에 차이가 있으며, 러-우크라이나 전쟁·중동 지역 분쟁 확산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안정 기조를 안착하고, 소상공인 등 맞춤형 선별지원과 내수 보강 등 민생안정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민 삶의 질 제고와 우리 경제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역동경제 로드맵 추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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