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 증가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올해 3분기 들어 서울에서 지어진 지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 거래가 증가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 비중을 분석해 보니 올해 3분기 30년 초과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21.2%를 차지했다.

 

 30년 초과 거래 비중은 올해 1분기 18.8%, 2분기 17.8%였으나 3분기 들어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늘며 20%를 돌파했다.

 

 최근 주택시장에선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많아지고 수익성이 떨어져 지은 지 3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보다는 신축 아파트 매입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 7월 서울 신축(준공 5년 이내) 아파트값은 6월보다 2.34% 올라 201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3분기 들어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신축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가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 지수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98.1(기준 100), 5년 초과∼10년 이하가 98.1을 기록했지만, 20년 초과는 94.6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최근 정부가 도심 재건축 사업 지원에 나선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토부는 ‘8·8 대책’에서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을 만들어 정비사업 절차를 앞당기고 용적률을 상향해 수익성을 높이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하기로 하는 등 도심 정비사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도 노원구 등 강북지역 재건축 지원을 위해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 비율을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서울 구로구 온수동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의 5년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올해 1분기 13.9%, 2분기 16.1%, 3분기 18.0%로 증가 추이를 보인다.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1분기 10.2%, 2분기 9.8%, 3분기 9.0%로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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