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험금 청구권 신탁, 종신보험의 장점 극대화

김희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웰스 매니저(Wealth Manager)

일반적인 가정과 자산이 많이 형성된 가정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가장의 사망으로 인해 유가족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어 현재의 보험료로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가입한다. 가장이 사망하더라도 남겨진 자산으로 유가족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는 가정에서는 유가족에 대한 리스크 관리 측면이 아니라 상속세 납부를 이유로 종신보험에 가입한다. 상속재산이 30억원 넘으면 상속세를 최고 50%까지 납부해야 하는데 상속세를 납부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 중 하나로 종신보험이 꼽히기 때문이다.

 

사망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 상속세를 납부하고 남은 사망보험금에 대한 관리 방안 때문에 고객들이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상속세를 납부하고 남은 사망보험금을 상속인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재산을 물려주는 피상속인이 원하는 구조로 관리되길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게 보험금 청구권 신탁이다.

 

신탁이란 말 그대로 맡긴다는 뜻이다. 위탁자(신탁을 설정하는 자)가 수탁자(신탁을 인수하는 자)에게 재산을 맡기고 원본이나 수익을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계약을 체결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가 있다. 상속 측면에서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자녀에게 사전에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 세금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미리 물려주면 ‘자녀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경제적인 관념이 없어지는 건 아닐지’, ‘나를 제대로 부양할지’ 등 고민이 많아 선뜻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탁을 통해 이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부동산을 증여하고 증여신탁을 체결해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세를 일정 기간까지는 신탁회사가 관리해 매달 일정 금액만 지급하고 경제적인 관념이 생기는 나이가 되면 자녀가 관리할 수 있도록 계약할 수 있다. 

 

또는 일정 기간까지 배우자에게 월세를 지급하고, 배우자 사후 자녀에게 월세를 지급하는 계약구조로 만들 수도 있다. 자녀가 제대로 부양하지 않으면 증여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유언장을 작성하지만 내 뜻 그대로 상속이 이루어질지, 혹시 내가 치매에 걸려도 가족들이 나와 재산을 잘 지켜줄까 라는 걱정을 신탁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입법 예고한 보험금 청구권 신탁 허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르면 다음 달 말 시행될 예정이다.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보험금 수령권을 신탁회사에 맡겨 사망 이후 수익자가 안정적으로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는 사후에도 자신의 자산이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자녀나 배우자 등 수익자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산을 수령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한 고령자가 사망한 후 자녀들에게 남길 자산이 있지만, 자녀들 간의 재산 분배 문제가 복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신탁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수익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되게 함으로써 상속인들 간의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처럼 100세 시대에 대비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싶다면, 신탁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사망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금 청구 신탁 계약을 같이 체결하면 재산을 물려주는 피속상인의 뜻대로 사망보험금을 배우자 및 자녀 누구에게 분배하고, 보험금을 어떤 형태로 운용해 수익자에게 지급할지를 결정할 수 있어 세금 절세 및 가치관을 통한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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