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1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뒷걸음질했다. 3분기 한국 경제는 2분기 역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수출 증가세가 기대치를 밑도는 상황이다. 4분기 수출이 1.2% 이상 나와야 연간 성장률(2.4%)을 달성할 수 있어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0%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8월(18.5%), 9월(18.0%)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쪼그라든 것이다.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이 낮아졌고 조업일수도 0.5일 줄어든 탓에 10월 1∼20일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동기보다 2.9% 감소했다.
주요 10개 품목 중 반도체와 컴퓨터 주요 기기를 제외한 8개가 마이너스였다.
수출 경고음은 지난 24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이후 더 커졌다.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2분기(-0.2%)역성장 이후 성장세로 전환했지만 증가세는 예상보다 둔화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는데 이는 2022년 4분기(-3.7%) 이후 1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였지만 약 1년 만에 둔화했다. 수출 회복이 이어지지 못한 것은 반도체에 쏠린 수출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3분기 수출 감소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 경제동향 발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3분기 수출은 기저효과와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 영향으로 조정된 것으로 수출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24일 한은의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 발표 이후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급 간부회의를 열어 “설비투자·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됐으나,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과정에서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2.4%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진 가운데 한은이 예상한 내년 2.1%의 성장률도 어려워 보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1.2%가 나와야 연간 성장률이 2.4%가 될 수 있는데, 2.4%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8월 전망 당시 2.5%에서 2.4%로 낮췄는데 3분기 불확실성이 확인됐으나 11월 전망에서 성장률을 다시 조정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