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에 유가도 상승...10월 수입물가, 3개월 만에 반등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137.61(2020=100)로 전월(134.61) 대비 2.2%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 하락한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9월 1334.8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10월에 1361.0원을 기록,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두바이 유가는 배럴 당 73.52달러에서 74.94달러로 전월 대비 1.9% 올랐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4.1% 상승했고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전월보다 0.5%, 1.1% 늘어났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에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물가가 또 한 번 상승할 여지가 있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효과로 원유를 중심으로 10월 수입물가가 상승했다”며 “11월 들어서 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이 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커져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이 팀장은 “수입물가가 오르면 품목별로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 여건이나 가격 정책, 정부의 물가 정책 등에 따라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시기나 폭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는 128.92(2020=10)로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2.0% 상승한 수치다.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이 올랐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2% 상승, 공산품은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1% 늘어났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수출금액 지수는 전년 대비 6.1% 늘어났다. 같은 달 수입물량지수는 기계 및 장비, 컴퓨터·전자 및 공확기기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대비 5.9%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 또한 전년보다 2.3% 올랐다.

 

수입가격(-3.4%)은 하락하고 수출가격(0.3%)은 상승하면서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9% 증가했다. 전월보다는 0.7% 늘어났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5.7%)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3.9%)가 모두 상승해 전년동월대비 9.8% 증가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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