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힘을 합쳐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테스트베드(건축 시험장)를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모듈러 공법은 조립식 건축의 일종으로, 공장에서 건축물의 주요 부분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블록을 맞추듯 조립하는 건축 시스템을 뜻한다.
현대제철과 현대엔지니어링은 14일 충남 당진제철소에 관계자가 모여 ‘H-모듈러 랩(H-Modular Lab)’ 개장 기념식과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에 구축된 H-모듈러 랩 덕분에 다양한 기술 검증을 사전에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의 강재 및 부산물 활용 기술이 다수 적용된 H-모듈러 랩은 지상 2층·면적 400㎡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큰 모듈러 테스트베드가 됐다. 1층에는 홍보관·병실·기숙사·호텔 같은 견본 공간이 있고, 2층은 각종 모듈러 건축용 기술 성능 시험장으로 준비됐다.
H-모듈러 랩은 시험장 부지에 제강슬래그 활용 보차도(步車道) 블록을 설치해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확보했다. 제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골재로 재활용한 것. 기존 콘크리트 블록보다 내구성이 우수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도 좋다.
건물 외벽은 현대제철 소재를 활용한 컬러강판을 적용해 미려한 디자인을 연출했다. 2층 연결 계단에는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스틸 코어부 강판전단벽을 설치했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 KCC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내화시스템’을 적용했다. 내진·내화 H형강에 내화보드와 내화도료를 겹겹이 적용한 공법으로, 고층 건축물의 내화 기준을 충족하면서 공사비 절감 및 공간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 H형강 모듈러 구조 시스템으로 대량·자동화 생산을 최적화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상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현대제철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기존 접합 방식의 시공성을 개선한 ‘고층 모듈러 구조 및 접합 기술’ 공동 특허 2건을 출원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축물의 안정성과 수명, 친환경성을 중심으로 건설 트렌드가 변화하는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계속 힘을 모아 새로운 강재 기술을 적용한 건축물 특화 기술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