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안, 포천… ‘반려동물 친화도시’ 팔 걷은 지자체

지난해 KB금융지주에서 발간한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의 25%를 넘겼다.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을 향한 인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동물이 아닌 사람으로 받아들인다는 ‘펫휴머니제이션’, 가족과 다름없다는 ‘펫팸’ 등 신조어만 봐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반려인구 및 반려문화의 팽창에 각 지자체들이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선언하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미래먹거리로서 정책을 세우고 있다.

 

◆동반 여행경비 지원하는 태안 “만족도 높여 재방문 유도”

 

충남 태안군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발돋움 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최대 규모 반려동물 산업박람회 ‘메가주(15~17일, 킨텍스)’에 참여해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기 좋은 도시로서 지역을 홍보 중이다. 16일 행사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많은 반려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군에서 직접 준비한 책자와 홍보물이 많이 나갔다”고 밝혔다.

 

메가주에 참가해 반려동물 동반 여행 프로그램을 홍보한 태안군의 부스. 박재림 기자

군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특히 반려동물과 동반으로 1박 2일 이상 여행하는 반려인에게 최대 10만원을 지원하는 ‘펫니스(Pet+Wellness) 태안 미션투어’가 인기 있다. 이달 1일 시작해 다음달 15일까지 계속되는 이 프로그램은 반려동물 동반 관광지·숙소·카페 등을 방문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인증샷을 SNS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홍보까지 가능하다.

 

지난달에도 장애인·보조견 동반 여행, 버스투어(댕댕버스), SNS 사진 공모전, 숙박대전을 진행한 태안군은 단순히 프로그램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 만족도 높이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군민 반려동물 문화교실을 진행한 데 이어 지역 숙박업주를 대상으로 펫 친화적 숙박시설 조성 방안과 반려동물 동반 관광객 응대 방법을 무료로 컨설팅 했다. 관계자는 “전국의 반려인을 맞이하고 또 만족도를 높여 재방문을 이끌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교육과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발 떼는 부산 “1400억원 투자해 시장 선도할 것”

 

제2수도 부산도 최근 반려동물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의 스타트를 알리는 제1차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1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반려동물 관련 산업 기반 시설(인프라)을 구축하고, 산업 육성을 지원하며,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전파한다는 것이 골자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반려동물 친화 도시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실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부산의 지역 특색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지난달 부산시가 진행한 동물사랑문화축제 위드펫스타 이미지. 부산시 제공

해당 프로젝트 중에서도 첫 손에 꼽은 전국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문화공원 조성은 이미 첫 단추를 끼웠다. 최근 기장군 철마면 일대의 개발제한구역이 최근 국토교통부의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사전심사’를 통과하면서 24만1000㎡ 규모 부지를 확보한 것. 시비 355억원이 들어갈 예정인 이 공원이 완성되면 부산 뿐 아니라 전국 차원의 반려동물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2일 정식 개장을 앞둔 ‘펫스테이션’도 눈에 띈다. 지역의 주요 관광지인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 지하도상가 일부가 반려동물 복합문화 공간으로 문을 연다. 펫 용품 쇼핑 매장은 기본이고 휴식 공간, 미용실, 병원, 입양센터 등이 마련돼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맞이할 예정이다.

 

◆사업 본격 돌입한 포천 “유네스코 지질공원을 댕댕이와 함께”

 

올해 3월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된 경기 포천시도 메가주에 참가했다. 한탄강, 포천아트밸리, 산정호수 등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지역 명소을 담은 지도와 카드형 홍보물, 반려동물 여행키트를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며 호응을 얻었다. 포천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포천의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 선정을 기념해서 만든 캐릭터 로이, 니쥬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포천의 반려동물 동반여행지를 소개하는 카드형 홍보물. 박재림 기자

1차년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라고 자부한 포천시는 우선 반려동물 친화 관광지 10곳을 발표하고 동반 여행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탄강의 경우 비둘기낭폭포·멍우리협곡 등 그동안 반려동물 입장이 금지된 공간을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반려동물과 같이 버스를 타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의 절경을 눈에 담는 ‘한탄강 도그지오 투어링’ 프로그램으로, 당초 이달말까지 운영 예정이었으나 참가 문의가 계속해서 이어지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최근 반려동물 친화관광숙소 인증 업체 10곳도 선정해 발표했다.

 

‘반려동물 웰컴센터’ 역시 눈에 띈다. 지난 9월 문을 연 웰컴센터는 처음 포천을 찾은 반려인에게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도 준비되어 있다. 관계자는 “여행에 도움이 되는 지도와 물품을 선물로 드리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 밖에 포천종합운동장 안에도 약 650㎡(약 200평)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와 편의시설이 마련돼 지역 반려인과 여행을 온 반려인간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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