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많이 즐기는 취미 중 하나가 등산이다. 하지만 평소 운동 부족으로 하체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진 사람들은 가벼운 산행에서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등산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 중 흔한 것이 ‘발목 염좌’다. 흔히 ‘발목을 삐었다’고 표현하는 발목 염좌는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외부 충격에 의해 늘어나거나 파열된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목이 비틀리거나 착지할 때 발생하는데, 이때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면서 발목의 바깥쪽 부분이 손상된다. 스포츠 활동 중 많이 발생하지만 평평하지 않은 바닥에서 걷거나 계단을 내려올 때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불규칙한 지형과 다양한 경사를 장시간 오르내려야 하는 등산 시에도 발목 염좌가 생기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발목 염좌는 통증, 압통, 부종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 인대 파열이나 관절 탈구가 발생할 수 있다. 발목 염좌는 인대 손상 정도에 따라 1도에서 3도로 구분된다.
1도 염좌는 인대가 늘어난 상태, 2도는 부분 파열, 3도는 완전 파열을 의미한다. 1도와 2도 염좌는 보존적 치료로 회복 가능하지만 3도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산행 중 발목 부상을 입었을 경우 즉시 응급처치를 하고,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 염좌 발생 시 적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로는 PRICE요법이 있다. PRICE는 보호(Protection), 휴식(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의 영단어 앞글자를 딴 것이다. 염좌 발생 직후에 발목을 보호하고 휴식을 취하며 얼음 찜질로 염증과 부종을 줄여야 한다. 압박 붕대로 발목을 고정하고 발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 부종을 감소시킨 후 다친 발목에 체중을 싣지 않도록 주의하며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하지 않은 염좌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증상과 인대 손상 정도가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목 염좌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된 상태로 방치되면서 만성적인 발목 통증이나 발목 불안정성이 남게 된다. 발목 불안정성이 생기면 이후에 염좌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발목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한방병원 치료의 경우 발목 염좌 발생 시 통증 부위의 어혈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염좌가 발생하면 주로 발목 관절의 바깥쪽 인대가 손상되는데, 이 부위는 족소양담경에 해당한다. 한방 치료는 족소양담경의 울체된 경락을 풀어주고 어혈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부항 요법은 부종을 가라앉히고 어혈을 제거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염좌 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경우 만성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이때는 약침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봉침은 소염 진통 효과가 있어 만성 통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열식 화침은 열 자극으로 늘어난 인대를 수축시켜 회복을 촉진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신체의 균형이 틀어진 상태에서는 추나요법을 통해 체형을 교정하고 밸런스를 회복할 수 있다. 이는 추후 근골격계 부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윤홍렬 청주필한방병원 원장은 “발목 염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전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하체와 발목 스트레칭을 통해 발목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며 “또한 높지 않은 동네의 뒷산이라 하더라도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매우 힘겨운 산행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산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행 시 발목을 조금이라도 다쳤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혹시 모를 만성적인 합병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