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시장점유율 5위에 있는 롯데카드가 2년 만에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아직 매각 주관사 선정 단계로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매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22년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예비입찰에서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했지만 MBK파트너스가 3조원의 매각가를 제시하며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매각이 무산됐다.
앞서 롯데카드는 2019년 5월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약 1조3810억원(롯데카드 지분 79.83%)으로 매각됐다. 현재 롯데카드 지분은 MBK파트너스가 59.83%, 롯데쇼핑과 우리은행이 각각 20% 갖고 있다.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4150억원에 매각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올 10월에는 1조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단행하기도 했다.
롯데카드 자산은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본업인 신용판매보다 대출자산 증가세 등으로 외형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말 14조7970억원이었던 자산 규모는 올 9월 말 24조4306억원으로 증가했다. 카드 회원 수는 952만명 수준으로,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10% 정도로 업계 5위권이다.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조1075억원이다.
롯데카드 대출채권 규모는 2018년 말 1조5845억원에서 2021년 말 3조3391억원, 지난해 말 4조1151억원, 올 6월 4조2144억원 등 계속 높아지고 있다.
롯데카드가 매물 시장에 나오면서 인수 후보가 누가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과 KB금융 등 금융지주사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각 지주사의 자회사인 카드사와의 시너지로 카드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가 첫 매각에 나섰던 2022년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어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만약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있는 하나카드와 합병될 경우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업계 중상위권으로 오를 수 있다.
KB금융은 롯데카드 인수 시 KB국민카드를 통해 현재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에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서도 거론된다. 첫 매각 때는 3조원대의 높은 매각가로 무산됐다. 이번에도 시장에서는 롯데카드 몸값을 3조원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정선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와 민감하게 반응하는 카드업계는 앞으로의 성장세가 중요하다”면서 “기업 규모를 키워놓긴 했지만 실제로 인수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에도 기업가치(몸값)를 두고 얼마나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