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판매사들 “투자금 전액 반환”…조정안 수용 여부엔 입장차

판매사 6곳, 투자원금 100% 반환 결정
신한證·NH證·하나銀, 조정안 불수용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우리은행을 마지막으로 ‘독일 헤리티지 펀드’ 판매사 6곳이 일반투자자들에게 펀드 투자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의 목적인 고객보호 및 신뢰회복을 내걸었다. 다만 법리적 이견 등의 이유로 분조위 조정안 수용 여부는 회사별로 달랐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개 금융회사는 4835억원 규모로 헤리티지 펀드를 판매했다. 회사별로는 신한투자증권(3907억원)이 전체의 80.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이었다. 헤리티지 펀드는 역사적, 예술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수도원, 고성 등을 매입해 개발한 뒤 분양 수익과 매각 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방식을 내걸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사업 시행사의 파산으로 환매가 중단돼 투자금이 회수되지 못했다.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해 11월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 분조위는 해외운용사가 중요부분의 대부분을 거짓 또는 과장되게 상품제안서를 작성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6개 판매사가 계약 체결 시 동 상품제안서에 따라 독일 시행사의 사업이력, 신용도 및 재무상태가 우수해 계획한 투자구조대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인정했다. 분조위는 이에 따라 헤리티지 펀드 판매 6개사에 대해 펀드 판매계약을 취소하고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6개 판매사는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투자금을 전액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분조위 조정안 수용 여부는 달랐다. 현대차증권, SK증권 및 우리은행은 분조위 조정안을 수용하고 투자금 전액을 지급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분쟁조정결정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투자자로부터 수익증권 및 제반권리를 양수하는 ‘사적합의’ 방식으로 투자금 전액을 반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법리적 이견을 들어 분조위가 권고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불수용하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12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하라는 분조위 조정안의 취지는 받아들여 투자금 전액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되, 결정의 이유에 대해서는 법리적 이견이 있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분조위 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헤리티지 펀드 환매중단이 판매사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즉 판매사의 잘못을 인정해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을 돌려주게 되면 이는 주주들로부터 배임 책임 추궁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금 반환은) 회삿돈이 나가는 개념이다 보니 각 판매사의 이사회 내에서도 (분조위 조정안 수용 여부를 두고) 의견이 달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사회 내에서 충분한 의견이 오갔다면 분조위 조정안을 수용하더라도 판매사의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분조위 조정안 수용 여부보단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조치를 행했느냐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분쟁조정3국 관계자는 “화해나 조정이란 방식을 취하든 분조위 조정안을 전적으로 수용하든 결론적으론 소비자의 피해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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