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선망의 대상에서 추락한 카카오…위기탈출 가능할까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뉴시스

 

 

카카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각종 악재가 터지자 경영 일선에 나서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 센터장은 그간 카카오를 전문 경영인에게 일임하는 등 은둔해왔지만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하자 트레이드 마크였던 수염까지 말끔히 자르고 직접 쇄신을 외쳤다.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지난 7월 카카오 노동조합 설립 때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송치되는 등 본인의 리스크가 터지자 혁신 행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5일 김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 등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특사경은 앞서 지난달 23일 김 센터장을 소환 조사해 15시간40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SM 주가를 의도적으로 조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봤다. 당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김 센터장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해 구속영장청구 및 기소 여부를 면밀하게 살핀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산 넘어 산이다.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고 카카오는 신사업 관련 M&A(인수합병) 투자가 올스톱됐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사업 강제 재편도 이뤄질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모빌리티를 비판한 후 독과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곧바로 택시업계 4단체, 가맹택시 업계 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고 연내 가맹 수수료를 3% 이하로 낮추는 등 대책을 제시했다. 현재는 퀵서비스 라이더들이 수수료 문제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저격하고 있다.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칼을 들었다. 사정당국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직 안팎으로 썩은 부위를 도려내겠다는 의지다. 준법과신뢰위원회,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며 연말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센터장이 “창업 때 모습으로 돌아가 완전히 책임을 지겠다”며 직접 경영쇄신위 위원장을 맡았다. 주요 공동체 CEO들도 모두 참여해 카카오 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했고 법률·시민사회, 학계, 언론, 산업, 인권, 경영 등 각 영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1기 위원 명단을 최종 확정한 상태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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