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빠지지 않는 말이 불조심으로 화재에 가장 취약한 곳은 주방이다. 불이 피어 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전기레인지 보급이 늘면서 불이 많이 사라지는 추세. 하지만, 화재 원인 중 ‘인덕션’과 반려 동물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덕션은 억울하다. 여기에 주범으로 몰리는 고양이와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들도 같이 억울한 것이 사실이다. 심심찮게 반려동물이 일으키는 오작동으로 생기는 화재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인덕션에 대한 잘못된 상식와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
주방가전 전문 브랜드 하우스쿡 신영석 대표는 “전기레인지는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모두 합한 카테고리지만 발열 및 운영 방식은 전혀 다른 가전 제품”이라 말한다. 열 만드는 방식이 전혀 달라 기기 자체의 결함이 있지 않은 이상 인덕션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40년 동안 인덕션 관련 사업을 해온 하우스쿡은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구분 및 안전한 사용 방식을 다음과 같이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가열방식으로 볼 때 인덕션과 하이라이트가 전혀 다른 주방가전
흔히 ‘전기레인지’라 표현 할 때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묶어 통칭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가전 제품이다. ‘인덕션(Induction)’은 영문으로 Induction cooktop으로 표현한다. 조리에 필요한 열은 ‘유도가열 원리’를 이용한다. 상판 아래 전류가 흐르는 코일과 용기의 반응으로 열을 생성한다. 하이라이트(Hi-Light)는 이와 반대로 전기를 열에너지로 전환해 생성하는 ‘직접 가열’ 방식. 때문에, 인덕션은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만 열이 발생돼 가열된다. 반대로 하이라이트는 기존에 쓰던 용기를 이용해도 된다. 전원을 켠 뒤 인덕션은 전용 용기를 올리지 않으면 곧바로 에러 메시지가 뜨며 작동이 멈추지만 하이라이트는 그대로 가열이 이뤄진다.
◆구입 시부터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구분은 반드시
1인 가정이 늘면서 원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그 만큼 많아지고 있다. 원룸에 설치된 레인지는 거의 대부분 하이라이트다. 만약 부동산 계약서에 ‘인덕션 기본 옵션’이라 돼 있으면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물주나 임대인이 직접 전원을 켰을 때 상판이 벌겋게 달아오르면 하이라이트다. 마찬가지로 가스비 절약과 쾌적한 주방을 위해 큰 마음먹고 인덕션을 구입 할 때도 직접 가열하는 ‘하이라이트’인지 확인해야 한다. 가전을 잘 모르는 초보들의 구분법은 바로 ‘전용 용기 사용’이다. 유도 전류를 이용하는 인덕션은 전용 용기만 반응한다. 전용용기는 ‘IH’란 표기가 돼 있다. 전용 용기 사용 여부는 꼭 확인해야 한다.
◆사용 후엔 반드시 전원 코드 제거
사용 후엔 전원 코드를 뽑는 것도 오작동을 막는 요령이다. 반려 동물 중 고양이가 오작동 시켜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99%는 직접 가열하는 하이라이트 방식이다. 전용 용기만 반응하는 인덕션의 경우는 거의 드물지만 제품 자체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가스레인지 사용 후 밸브를 꼭 잠그는 습관처럼 5시간 이상 사용치 않을 때는 코드를 뽑는 것도 방법이다. 대기 전원으로 빠져 나가는 전기요금도 아끼는 생활 속 지혜는 덤이다.
◆사용 후엔 반려동물 접근 차단
음식 조리 후 열기가 남아 있을 땐 5~10분 정도 열이 식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잠시 반려 동물의 접근을 막는 것도 안전한 사용 요령이 될 수 있다. 고양이는 따뜻한 곳과 높은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사용 후 열기가 남은 전기레인지, 인덕션이 설치된 싱크대는 고양이에겐 펜트하우스다. 열기가 사라지는 5~10분 정도는 설거지를 하며 반려 동물의 접근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덮개나 전원부분을 막는 것도 중요
설치 구조상 하이라이트 전원을 뽑을 수 없다면 덮개 같은 쉴드 주변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인덕션, 하이라이트 중 제품 정면에 위치한 전원버튼은 인위적으로 누르지 않는 이상 작동할 수가 없다. 문제는 반려동물이 보행 때 직접 누를 수 있는, 상판에 위치한 전원 부분이다. 하우스쿡 정수조리기와 같이 전면부에 전원버튼이 있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덮게 같은 제품을 온라인 검색 또는 가전 전문 매장에서 구입해 사용이 필요하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