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발길을 붙잡는 이색 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려 경험을 공유하는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 트렌드를 공략한다. 시장 포화 속에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 점포당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바탕이 됐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수는 5만개를 돌파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점포당 매출이 정체되고 다른 유통채널과의 경쟁이 심화돼 편의점의 성장미래가 밝지 않다. 각 사는 특화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열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신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에 문을 연 라면 특화 편의점 ‘라면 라이브러리’가 필수 관광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매장의 라면 매출 중 65%를 외국인 관광객이 책임지고 있다. 국내외 인기 라면 230여종을 한 데 모아 판매하고 ‘한강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즉석 조리기를 설치한 것이 주효했다. 뜨거운 호응에 CU는 지난달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 라면 라이브러리 2호점을 열었다.
CU는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에서 라면(21.8%)에 이어 과자류(13.6%)가 인기를 끌었던 점에 착안해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스낵 특화 편의점 ‘스낵 라이브러리’도 론칭했다. K스낵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한 특화 점포다. 이곳에서는 국내외 인기 스낵 480여종을 선보인다.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테마 편의점도 생겼다. GS25는 지난 2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테마로 한 특화 매장을 열었다. 스포츠 팬들과 로컬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기존 GS25 타임월드점을 새롭게 단장했다.
매장 외부에는 한화 이글스를 상징하는 주황색 배경의 대형 쇼윈도를 설치했다. 쇼윈도에는 120㎝ 크기로 한화 이글스 마스코트 ‘수리’ 조형물을 전시해 인증샷을 부른다. 야구장 관중석을 본 뜬 12석 규모의 야외 테라스도 마련됐다. 매장 내부는 야구장 그라운드 콘셉트로 꾸몄다. 출입문을 홈 플레이트로 꾸며 한화 이글스 굿즈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 1~3루 플레이트에는 카페25, 혜자도시락 등 GS25 차별화 상품이 들어섰다. GS25와 한화 이글스는 충청권 핵심 지역에 한화 이글스 특화 매장을 확대하는 데 협의하기로 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