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새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다는 각오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SKT 5375억원, KT 4940억원, LGU+ 2540억원이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SKT뿐이다. KT는 14.3%, LGU+는 11.8% 감소했다. 본업인 무선 사업의 성장률이 정체되고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관련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위기 타개책으로 통신 3사는 AI 데이터센터, AI 컨택센터(AICC), AI 비서 등 AI에 집중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SKT는 AI 관련 투자 비중을 확대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영상 SKT 사장은 지난달 구성원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 3년간 AI 피라미드 전략을 구체화했고, 이제는 AI로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라며 “AI 신성장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통신사 수익모델(BM)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SKT는 최근 AI 서비스 ‘에이닷’을 개편해 AI 비서 기능을 강화했다. 에이닷 가입자 수는 통화녹음 등 서비스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약 320만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6월 말 기준 455만명까지 확대됐다. 이번 개편으로 대화 경험을 향상하고 일상 관리 기능을 선보였다. 에이닷과 대화하듯이 약속, 미팅, 할 일 등을 말하면 일정이 저장된다. 에이닷은 일정 수행 시 고려해야 할 날씨와 교통 상황도 알려준다. 음악, 주식, 영화 등의 정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에이전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퍼플렉시티, 챗GPT, 클로드, A.X 등 최신 대화형AI 모델 7종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당분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KT는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다음달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가 힘을 합쳐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형언어모델(sLLM)을 출시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LGU+는 6월 생성형 AI ‘익시젠’을 선보였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기반으로 LGU+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sLLM이다. LGU+는 익시젠을 고객상담, B2B 신사업 등에 적용하고 있다. 향후 모바일, 인터넷TV(IPTV), AICC 등 LGU+의 모든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게 목표다. LGU+는 AI 통화녹음 서비스 ‘익시오’를 4분기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