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며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됐다. 이 시기가 되면 등산객들이 증가하면서 부상 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2021년도 정부 재난 연감에 따르면, 한 해 등산사고 중 33% 이상이 9월부터 11월 사이에 집중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런 사고는 여러 요인으로 발생하지만 특히 자신의 체력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등산 코스를 선택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비만이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중장년층은 발목골절을 비롯한 등산 부상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등산 중 가장 쉽게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신체 부위 중 하나는 발목이다. 발목은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로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발목 부상 중 하나가 염좌로, 이는 발목 관절의 뼈 배열이 어긋나면서 인대가 파열되거나 늘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되는 이 부상은 손상 정도에 따라 1도 염좌(경미한 손상), 2도 염좌(부분 파열), 3도 염좌(완전 파열)로 나뉜다.
치료 방법은 발목의 손상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는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 적용된다. 비수술치료에는 프롤로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이 포함된다.
김충기 구의탑정형외과 대표원장에 따르면 프롤로주사치료는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손상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여 인대와 힘줄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약해진 조직을 견고히 만들고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는 통증이 있는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혈류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비수술치료는 마취 없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용이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발목 염좌로 생각했던 증상이 나중에 발목 골절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발목 뼈가 완전히 어긋난 것이 아닌 이상, 깁스를 이용해 몇 주 정도 고정하면 회복할 수 있다. 문제는 발목 골절을 제 때 진단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특히 미세 골절은 영상의학 검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시간이 지나면 뼈가 붙어 회복되기 때문에 미세골절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목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김충기 원장은 “가을철 산행 시 발목 부상과 골절 등 스포츠 손상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족부 치료는 매우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므로, 족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을철 안전한 산행 위한 주의사항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한다
-배낭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처음에는 천천히 걷는다.
-산행 후에도 스트레칭을 잊지 않는다
-등산 스틱을 사용해 발목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본인의 발에 맞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