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사업을 점검하고 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해달라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봤다. 이후 이 회장은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최근 이 회장이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자 수시로 부산, 톈진, 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1997년에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으나,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 중이다. 필리핀 생산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 톈진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전기는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갑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데 비해 전기차엔 전장용 MLCC가 3000개에서 많게는 2만 개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