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 중인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9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을 더는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MBK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공개매수가가 이미 기존 주주들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가격이며, 현재 가격 이상의 추가적인 가격 경쟁은 추후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MBK는 “추가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 볼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이나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더라도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울러 MBK는 이날 입장문에서 임직원 고용을 약속하고, 중국 매각설이나 해외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했다.
MBK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기존 전문경영진을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회사 성장의 원동력인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임직원들 및 노동조합의 헌신과 노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고용 보장을 약속드린다”고 공언했다.
이어 “전구체 제조 기술 등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될 수 있을 만큼, 대한민국 경제는 물론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으로의 매각이나 기술 해외유출과 같이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가지는 역할을 저해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