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의 올해 3분기 매출이 10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유료 멤버십인 ‘와우’ 구독료 인상에 따른 플랫폼 이탈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는 3분기 영업이익이 1481억원(1억900만달러)으로, 전년 1146억원(8748만달러)과 비교해 29% 증가했다고 6일 공시했다. 분기 평균환율 1359.02원을 적용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앞선 2분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1630억원)를 선반영해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매출은 10조6900억원(78억6600만달러)로 전년 동기(8조1028억원) 대비 32% 늘었다. 쿠팡은 앞선 2분기에 10조35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첫 10조원대 매출을 거뒀는데, 이를 다시 경신했다. 자회사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거둔 매출(5966억원)을 제외하고도 역대 최대다.
당기순이익은 869억원(6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1196억원(9130만달러) 대비 27% 감소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1438억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쿠팡이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금까지 15개 분기 실적을 공개한 결과, 매출은 매 분기 늘었다. 지난해 3분기(18% 증가)를 제외하면 모두 2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9조3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3분기 2250만명으로 전년 동기(2020만명)와 비교해 11% 늘었다. 고객 1인당 분기 매출은 43만2160원으로 8% 증가했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무료 로켓배송과 새벽·당일 배송, 무료반품,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혜택과 가치를 알아가는 회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쿠팡이 8월부터 와우 멤버십 비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해 회원들이 이탈하는 ‘탈팡’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업계 예측과 반대된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오히려 쿠팡 쏠림을 가속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4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통업체 10곳 중 7곳(71.8%)는 티메프 신뢰 하락에 따른 이용자들의 이동 예상 채널로 네이버·쿠팡 등 국내 대형 온라인플랫폼을 꼽았다.
대만사업·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조3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신장했다. 특히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상각전 영업손실)은 전분기 424억원에서 이번 분기 27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김 의장은 “올해 초 밝힌 대로 파페치는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분기 그 마일스톤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