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거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표결을 당부하며 투표 종료선언을 미루고 있다. 탄핵안은 지난 5일 오전 0시48분 본회의에 보고된 것으로, 이날 자정을 넘긴 8일 0시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하다.
이날 오후7시30분 현재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 중인 탄핵안 표결은 재적 의원 300명 중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192명이 투표를 완료했고, 여당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 108명 중 3명이 투표를 했다. 총 195명 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참석 의원 수가 200석에 미치지 않으면 정족수 미달로 투표는 성립되지 않고 탄핵안은 폐기된다.
당초 국민의힘은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107명이 탄핵안에 앞서 진행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에만 참여한 뒤 탄핵안에는 투표를 하지 않고 중도 퇴장했다.
탄핵안의 가결 요건인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위해서는 범야권의 192표에 더해 여당의 ‘이탈표’가 8표 필요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식으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사 특검법이 국민의힘의 당론대로 부결(찬성 198표·반대 102표)된 이후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에 참여했다. 무기명 투표지만, 김상욱 의원은 “반대에 투표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이 5명 이상 복귀해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 의장은 투표 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 우 의장은 “얼마 전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세계가 놀랐다. 이는 정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세계가 어떻게 보겠나. 역사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투표를 하셔야 한다.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며 “꼭 들어와서 투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