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국내 총인구의 0.90%)으로 지난해(45만 6000명) 대비 1.0%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났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한국부자의 인식·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부자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산관리법을 제시하는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로 발간 14년차를 맞는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형 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개인심층인터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한국 부자에 관한 내용을 담아냈다.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는 ▲한국 부자 현황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 ▲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 ▲한국 부자의 부의 생애 ▲한국 부자의 부의 이전 ▲한국 부자의 대체투자자산 전망 ▲한국 부자의 디지털 자산관리(웰스테크)의 총 일곱 부분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자산은 2802조 원으로 법인 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를 살펴보면 금융투자를 통해 수익을 경험한 한국 부자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1년간 금융투자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32.2%에 달했고 반대로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8.6%에 그쳤다. 금융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한국 부자의 안정지향적 투자 성향은 전년 대비 7.3%포인트 감소하고, 투자 지식에 대한 자신감은 높아진 것(금융투자지식 수준 ‘높은 수준’ 이상 응답자 전년 대비 +14.2%포인트)으로 보였다.
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 부분에서 확인한 한국 부자의 내년 투자 기조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인해 현재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 유지’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주식’과 ‘예·적금’에서도 자금 추가와 회수 의견이 공존하는 등 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으며 실물(금·보석)투자가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부자는 ‘총자산 기준 100억원’ 이상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했다. 42세에 7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자산 증식의 동력으로는 ▲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연 평균 7600만원의 소득잉여자금 ▲금융자산을 먼저 모으고 일정 부분 모이면 부동산자산으로 이동하는 자산배분 전략 ▲부동산 매입에 힘을 보태는 부채 활용 전략을 꼽았다.
한국 부자의 거대 자금은 ‘상속·증여’, ‘해외자산 투자’, ‘해외 투자 이민’을 통해 옮겨졌다. 먼저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경험이, 4명 중 1명은 증여를 한 경험이 있었고, 향후 계획이 있는 부자도 절반(54.3%)에 달해 ‘세대간 자산 이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한국 부자 가운데 향후 해외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50.3%로 현재 해외자산에 투자 중인 부자(60.3%)보다 10.0%포인트 감소했다. 한국 부자의 26.8%는 ‘해외 투자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부자들의 금융 투자처가 대체자산의 영역까지 다각화되었고 기술과 인간의 개입이 결합된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 부자가 부를 축적해 온 길을 다양하게 조망한 이번 보고서가 온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는 지난 7월31일부터 9월 6일까지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인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