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이재명 정부의 장·차관 국민추천제…긍정·우려 교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부터 일주일간 새 정부 장·차관 등 주요 공직 후보자에 대해 국민 추천을 받기로 했다. 이에 대해 각계에서는 긍정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재명 정부는 오늘부터 일주일간 ‘진짜 일꾼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프로젝트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인사 추천 제도”라고 밝혔다.

 

정부에서 사상 처음으로 추진하는 이번 인사 추천 제도에 대해 강 대변인은 “국민 여러분의 집단 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하는 진짜 인재를 널리 발굴하겠다”며 “이번 인사 추천 대상은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주요 공직”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후보자는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국민추천제 홈페이지, 이 대통령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또는 이메일(전자우편)로 국민 누구나 공직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접수된 추천 인재는 검증 절차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강 대변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인재 추천은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DB)화되고, 추천 인사들은 공직기강비서관실 인사 검증과 공개 검증 절차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며 “이재명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추천 시스템으로 국민을 섬기는 진짜 인재를 발굴해 국민주권정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과 여당 또는 관료 중심의 폐쇄적인 인사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실제 추천 인사 검증까지의 과정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데다 추천 대상 인사가 정해진 후에도 이를 수락할지가 불명확해 자칫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특히 실력과 무관한 대중적 인지도나 유명세에만 매몰돼 진짜 인재를 선별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인사추천제 대상이 된 부처에서도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이 있었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관료들을 통솔하려면 어느 정도 경험이나 감각이 필요한데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라고 잘할 것이라 확신하긴 어렵다”며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숨은 인재를 찾아낸다는 것에서 신선해 보인다”면서 “국민들이 직접 추천하는 분이 이끄는 정부 부처와 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올라갈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상반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인사 검증 우려에 대해 “인사 검증 절차는 동일하다”며 “추천을 하는 것이지 인사 검증 절차를 차별화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각계각층에서 묵묵히 헌신해온 숨은 인재, 국민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된 유능한 인물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시기 바란다”며 “이번 국민추천제는 인사 절차의 변화를 넘어, 국민이 국가 운영의 주체가 되어 주도권을 행사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한 검증을 거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참된 인재가 선발될 수 있도록 온 힘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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