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위원회는 종합병원과 대형 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 소액주주 운동가 등 개인 11명과 관련 법인 4개사를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11일 열린 제5차 정례회의에서 이들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 고발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A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선정한 뒤,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 등을 동원해 1000억원 이상의 시세조종 자금을 마련했다. 이후 유통 물량의 상당수를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형성한 뒤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가장·통정 매매, 고가 매수, 허수 매수, 시가·종가 관여 등 다양한 방식의 시세조종 주문을 반복적으로 활용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고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은 A사 임원과 B증권사 직원을 포섭한 뒤 소액주주 운동을 빌미로 A사 경영진을 압박해 B증권사와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포섭한 A사 임원과 B증권사 직원을 통해 신탁 계좌에서 자기주식 매수 주문을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제출하도록 하는 등 자기주식 신탁을 활용해 주가를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혐의자들은 차익 실현 자금 등을 활용해 A종목에 대한 시세조종을 계속하는 한편, 유사한 특징을 가진 C종목까지 추가로 시세조종 대상으로 삼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합동대응단의 전격적인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이들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중단됐다.
이번 사건은 정부의 국정과제인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출범한 합동대응단의 첫 번째 사건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감시·조사 인력들이 긴밀히 협업해 집중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을 통해 진행 중이던 범죄 행위를 중단시키고 피해 확산을 차단했다.
또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하고 지급정지 조치를 처음 실시해 부당이득 환수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합동대응단은 이번 사건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임원 선임 제한 등 신규 행정제재도 적용해 혐의자들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