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석유화학 구조개편 속도…대산 이어 여수도 착수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구조조정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석유화학 생산이 집중된 여수·대산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재편이 추진되며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천NCC는 지난 20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과 함께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사업재편 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고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에 금융지원을 신청했다. 같은 날 ‘산업구조 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에 근거한 자율협의회 소집도 요청했다.

 

자율협의회는 다수 채권금융기관이 참여해 구조개편 기업을 공동 지원하는 협의체로, 여천NCC 사례는 해당 협약이 실제로 가동되는 대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자율협의회를 소집해 사업재편 계획과 금융지원 신청 내용을 논의하고 구조혁신 지원 대상 기업 선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 외부 전문기관 실사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검증하고 사업재편 기간 동안 기존 금융조건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만기 연장, 신규 자금 지원 등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이 마련된다. 또한 기업 측은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한 자구계획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여천 NCC와 기존 주주사인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이번 재편에 참여하는 롯데케미칼은 실사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사업 재편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고부가 제품 및 스페셜티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정상적인 영업활동 유지를 위한 금융지원도 요청한 상태다.

 

이번 사업재편이 추진되면 여천NCC는 과잉 설비를 축소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여수산단 지역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여수에 이어 충남 대산에서도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대산 1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통합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산업은행은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통합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열고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통합 법인에 대해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절반씩 부담한다. 채권단은 약 7조9000억원 규모 기존 채권의 상환을 유예하고, 최대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4300억원은 산업은행이 전담 지원하며, 나머지 운영자금은 협약 금융기관들이 분담한다.

 

산업은행은 “국가 기반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구조개편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채권금융 기관,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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