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의무 강화… 4번 어기면 징계까지

-중동사태 따른 에너지 부족에 대응… “하루 3000배럴 아낄 수 있어”
-강제성 부여해 실질적 효과 노려… 민간은 자율 시행이나 참여 요청

수원도시공사 직원들이 지난 23일 경기 수원시 더함파크 주차장 입구에서 운전자에게 차량 5부제 시행 안내문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수원도시공사 직원들이 지난 23일 경기 수원시 더함파크 주차장 입구에서 운전자에게 차량 5부제 시행 안내문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중동 사태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부족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가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에도 참여를 요청했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등 원유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대응 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그리고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25일 0시를 기해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 의무화 전의) 중간 단계쯤으로 공영주차장에서 살짝 제약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의 5부제는 권장인데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여유 있게 쓸 수 있도록 공영주차장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김 장관은 자동차 5부제 외에도 출퇴근 시간 한시적 조정을 통한 교통 수요 분산, 전기·가스 절약 할인 제도와 탄소중립 포인트 제도의 활용 등을 통해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전기료에 큰 영향을 주는 LNG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중인 원전을 추가 가동, 원전 이용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곳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이 어떨지 모르니 그것은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위기 기간에 연장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중교통 이용 권장 방침과 관련해서도 “출퇴근 시간에 집중도가 너무 높으면 괴롭지 않겠느냐”며 “이럴 때 분산시킬 방법을 한번 연구해보자”고 제안했다. 또 전기요금과 관련해 “가정용도 피크타임에 쓰는 것은 조금 비싸게, 아닌 시간대에는 싸게 해서 평균적으로는 같도록 하는 것을 조기 시행해야 할 것 같다”며 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은 기존에도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승용차 5부제를 의무적으로 시행 중이었으나 이제 정부 차원에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반복해서 위반하는 경우 징계까지 내리기로 했다.

 

 그동안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인구 50만명 이상 시군에 있으면 의무 실시, 인구 30만명 이상 50만명 미만 시군에 있는 경우 예외를 확대해 실시했다. 또 인구 30만명 시군에 있는 경우 자체 위원회에서 실시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경차와 환경친화적 자동차, 장애인 사용 승용차(장애인 동승 차량 포함), 임산부와 유아 동승 차량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위반한다고 해서 받는 페널티도 청사 내 주차 금지 정도였다.

 

 하지만 25일부터는 기후부가 이행 지침을 내리고 결과를 점검해 강제성을 부여한다. 5부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경고하고 특히 4차례 이상 반복해서 어긴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5부제 적용 차량은 약 150만대, 5부제 시행 시 하루 3000배럴의 석유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기후부는 추산했다. 민간에 대해선 일단 승용차 5부제 참여를 요청하는 선에 그쳤다.

 

 다만 원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민간에도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기·수소차와 생계형·장애인 차량을 제외하면 약 2370만대가 5부제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기후부는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승용차 5부제를 두고 석유 최고가격제와 정책 정합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에 5부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기후부가 전기차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충전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전기차 충전에 드는 에너지양도 적잖은데 5부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날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승용차 5부제 참여 외에도 대중교통 이용, 적정실내온도 준수, 불필요한 조명 끄기, 가전제품 효율적 이용,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조명 LED 교체 등이 담겼다. 요령에는 전기차와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와 청소기는 주말 사용, 샤워 시간 줄이기도 포함됐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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